국악작곡가 김영동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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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국 국악계에서 김영동씨(32)는 참으로 이색적인 존재다. 그는 정통 국악의 합주곡뿐 아니라 동요를, 연극음악·영화음악을 작곡한다.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 색다른 실험을 하고있는 작곡가다 .또 기량있는 대금과 소금의 연주가이기도 하다.
『이제는 전통국악을 연주하여 들려주는 것만으로는 국악보급이 안됩니다. 연극·영화·드라머등을 통해 자꾸 새로운 곡을 들려주면서 우리 음악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것이 중요합니다」
합주곡 『매굿』으로 81년도 대한민국 작곡상 국악부문 우수상을 받은 그는 이미 서울대 음대 국악과에 재학중이던 71년 연극 『이식수술』등 간단한 작품의 음악부터 쓰기 시작했다.
국악기를 사용한 한국적인 리듬음악으로 작곡하는 것으로는 거의 첫번째 시도여서 크게 눈길을 모았다고 한다. 첫시도는 그런대로 호평을 받아 73년의 『초분』『궁정의 살인』『한네의 승천』등으로 이어진다.
78년 12월12일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열린 그의 첫번째 작곡발표회에서는 『개구리의 소리』등 동요곡이 주로 선보였고, 황석영작 소설 『가명』을 음악극 형식으로 구성, 작곡한 작품도 소개되어 눈길을 모았다. 그는 연극뿐 아니라 무용음악도 여러편 작곡했다.
대한민국 무용제의 출품작이었던 정재만 무용단의 『춤소리』, 자비 무용단의『태초』등의 작곡으로 그는 또 80년 제2회 대한민국 무용제에서 음악상을 받았다.
그는 TV드라머에도 손을 대 그가 작곡한 『아베가족』은 TV드라머에 최초로 국악을 사용한 작품으로 기록됐다.
『사실상 우리의 전통예술은 가무기일체라고 해서 춤이나 노래등에 뚜렷한 구별이 없었읍니다. 현재의 장르개념은 주로 서양식이지요. 무용이나 연극·TV드라머·영화 모두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음악도 달라집니다』
그는 이 모든 음악의 인정 예술에의 참여가 자신이 연설하는 국악의 대중화를 추진하는 일이라 ,생각하여 어느것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고 얘기한다. 그동안 상도 많이 탔는데 이는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에 일찍부터 눈을 떴기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지난 83년 12월5일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가졌던 그의 두번째 작곡발표회에서는 영상과 음악을 접합시킨 『회상』을 발표하여 또다시 화제가 되었다. 핵실험·공해·기아등의 다큐멘터러 필름을 직접 편집하여 상영하면서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었다.
83년 영화 『꼬방동네 사람들』로 영화비평가 그룹상을 수상키도 한 그는 81년 한국 작곡가의 정식 등용문이라 할 대한민국 작곡상 국악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합주곡 『매굿』이 수상작. 『연극음악이다, 영화음악이다 쫓아다니니까 아예 작곡가 취급을 않으려는 사람들이 있어서 출품해 봤다』는 것이 그의 변이다.
약 2개월간 일본 동경과 독일의 뮌헨 림바 하우스, 덴마크의 코펜하겐 음악역사박물관 그리고 영국 런던의 한국미술 5천년전 개막제등에서 연출하고 2월중순 귀국했다.
전통극과 자작곡을 함께 연주한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한 일간신문은 그의 자작연주된 『회상』『어디로 갈꺼나』는 세계 톱20곡에 끼일만 하다고 칭찬했다. 그는 5월 또다시 유럽연주를 떠난다.
국악사양성소(국악고 전신), 서울대음대 국악과를 졸업한 후(75년) 국립국악원 연수원을 지냈다. 인간문화재 김성진씨로부터 정악 대금을, 한범수씨로부터는 산조대금을 전수 받았다. 앞으로도 『국악으로 부딪쳐 볼 수 있는 모든 것과 부딪쳐 보겠다』고. 미혼. <박영옥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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