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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 세상을 말하다] 人間四月天<인간사월천>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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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2호 27면

“나는 당신이 4월의 맑은 하늘이라 말했죠(我說你是人間的四月天)/웃음소리 사방의 봄바람을 불러오고, 영롱하게(笑響點亮了四面風, 輕靈)/봄의 햇살 속에서 춤추며 변신한다(在春的光艶中交舞着變).

당신은 4월 하늘의 안개(你是四月早天裏的雲烟)/황혼은 부드러운 바람을 쓸어가고, 별님은(黃昏吹着風的軟, 星子在)/무심하게 반짝인다, 보슬비 방울방울 꽃잎을 적신다(無意中閃, 細雨點灑在花前).

쾌활하고 우아하게 당신은, 눈부시다(那輕, 那娉婷 你是, 鮮姸)/꽃다발 화관(花冠)을 머리에 쓴, 당신은(百花的冠冕你戴着, 你是)/천진하고 장엄하게 밤마다 달님이 된다(天眞, 莊嚴, 你是夜夜的月圓).

눈녹은 후 펼쳐진 연노랑처럼, 신선하게(雪化後那片鵝黃 你像, 新鮮)/갓 싹튼 풀잎의 푸르름으로 당신은 부드러운 희열(初放芽的綠 你是, 柔嫩喜悅)/물빛은 꿈결 속 하얀 연꽃처럼 두둥실 떠온다(水光浮動着你夢期待中白蓮).

당신은 나무마다 핀 꽃이며, 당신은 봄제비(你是一樹一樹的花開, 你是燕)/대들보 사이서 지저귀는 -당신은 사랑, 따스함(在樑間呢喃, -你是愛, 是暖)/희망입니다. 당신은 4월의 맑은 하늘입니다!(是希望, 你是人間的四月天!)”

중화민국 제1 재녀(才女)로 불린 린후이인(林徽因·1904~55)의 1934년작 ‘당신은 4월의 하늘(你是人間的四月天)’이란 시다. 시인이자 소설가이며 건축가였던 린후이인은 청(淸)말의 대사상가 량치차오(梁啓超·1873~1929)의 며느리다. 미국 유학시절 량쓰청(梁思成)과 결혼했다. 베이징 천안문 광장의 인민영웅기념비가 이들 부부의 작품이다. 그는 천재시인 쉬즈모(徐志摩·1897~1931)와 절친했다. ‘인간사월천’은 비행기 추락으로 인생의 봄에 요절한 쉬즈모를 추모한 작품이라고도 하고, 32년 태어난 아들 량충제(梁從誡)를 노래한 시라고도 한다.

린후이인과 달리 미국 시인 T.S 엘리엇은 ‘황무지’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안산 단원고생 250명을 포함해 304명의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침몰 사고가 이번 주 1주기를 맞는다. ‘인간사월천’에 유명(幽明)을 달리한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신경진 중국연구소·국제부문 기자 xiao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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