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기 "섭섭해서 그런 것 같다", 허태열 "전혀 사실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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左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右 허태열 전 비서실장 [사진 중앙포토]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은 10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금품 리스트’에 자신의 이름이 등장한 것과 관련, “자원외교 비리 의혹에 대해 억울하고 결백하다고 해서 자신이 있으면 검찰에 가서 조사를 받으라고 말했다”며 “이것 때문에 좀 섭섭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성 전 회장이 자꾸 연락이 와서 통화를 했다”며 “내가 성 전 회장의 입장만 듣고 검찰 조사에 대해 이런 저란 얘기를 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성 전 회장은 계속 결백하다고 했지만 그러면 검찰에 가서 조사를 받으라고만 했다. 나중에는 나에게 전화를 하지 말라고도 성 전 회장에게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이날 오후 민경욱 대변인을 통해 거듭 사실 관계를 설명했다. 이 실장은 “성 전 회장이 최근 경남기업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됐을 즈음 이뤄진 통화에서 자신의 결백을 호소하며 구명을 요청한 바 있다”며 “전화통화에서 자신은 결백하니 도와달라며 진행중인 검찰 조사에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민 대변인이 전했다. 이 실장은 이어 “나는 성 전 회장에게 자신이 결백하고 오해가 있다면 검찰 수사에 당당히 임해 사실을 명백히 밝히는 것이 좋겠다”며 “검찰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설명했고 앞으로 더 이상 연락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도 전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품과 관련이 아니라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한 것에 대해 인간적으로 섭섭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허태열 전 비서실장도 성 전 회장이 ‘7억원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허 전 실장은 “2007년 경선 당시 박근혜후보 자신이 클린경선 원칙하에 돈에 대해서는 결백할 정도로 엄격했고, 이를 기회있을 때마다 캠프요원들에게도 강조해 왔기 때문에 그런 금품거래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그래서 참여의원들을 비롯한 캠프 요원들은 자신의 호주머니를 털어가면서 어렵게 하루하루 캠프를 운영했다. 이는 박근혜후보 선거캠프를 매일같이 출입하셨던 언론인들도 잘 아시는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경위를 떠나서 망인의 이야기를 놓고 가타부타 하는 사실 자체를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이번 일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참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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