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실질금리 플러스로 돌아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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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물가가 내리고 시중금리는 오르면서 은행예금의 실질금리가 플러스로 돌아섰다. 실질금리는 6월 플러스를 보인 이후 그 폭이 조금씩 확대되고 있다. 은행에 돈을 맡기면 되레 손해를 보던 마이너스 실질금리 시대가 마무리되는 모습이다. 특히 5~6%대 고금리 특판예금의 실질금리는 최대 3%대까지 바라보고 있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이자소득세율과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뺀 것을 말한다.

1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6월 예금은행의 가중평균 수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44%로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세율 15.4%) 0.53%와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비) 2.7%를 뺄 경우 실질금리는 0.21%를 기록했다. 예금 실질금리가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2월(-0.04%) 이후 15개월 만에 처음이다. 예금 실질금리는 올해 1~5월만 해도 -0.37%에서 -0.14% 수준이었으나 6월 플러스로 돌아선 뒤 7월 0.44%, 8월 0.94%, 9월 0.51%, 10월 0.77% 등 하반기 들어 5개월 연속 플러스를 나타냈다.

예를 들어 1억원을 은행의 예금에 넣어둘 경우 상반기에는 실질적으로는 연간 14만~37만원의 손해를 봤지만 하반기에는 물가 하락과 시중금리 상승으로 실질이자가 21만~77만원에 이르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과 상호저축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특판 정기예금은 명목금리가 5~6%대로, 이자소득세 0.77~0.92%,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2.5%를 빼면 실질금리가 1.73~2.58%에 이른다.

실질금리의 상승은 올 하반기 들어 확대되고 있는 물가 하락의 여파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중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월에 비해 0.7% 떨어졌고, 올 들어 11월까지 평균 소비자 물가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 오르는 데 그쳤다.

통계청 관계자는 "도시가스·자동차보험료 등 일부 서비스 부문의 오름세에도 농축산물과 휘발유 등의 가격 하락으로 물가가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상하수도와 택시요금 등 연말에 일부 공공요금 인상 요인이 있지만 연간 물가 상승률은 2%대 후반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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