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Story] 펀드 보고서, 그것이 알고싶은 분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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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3분기 결산이 끝나면서 펀드 투자자에게 분기 자산운용보고서가 속속 배달되고 있다. 그러나 신용카드 명세서의 결제 내역은 꼼꼼히 살펴보면서 펀드 운용보고서는 낯설고 어렵다는 이유로 그냥 덮어두기 일쑤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의 학교 생활기록부에 해당하는 운용보고서를 잘 챙겨보지 않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돈을 맡겨놓고서 '나 몰라라'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한다. 한국펀드평가의 김휘곤 평가팀장은 "보고서 내용을 기초로 시장 상황과 전문가의 조언 등을 참고하면 내년 재테크 계획을 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보나

A:펀드의 투자 전략과 특징에 대한 설명이다. 주변의 권유로 잘 모르고 가입했다면 지금이라도 가입한 펀드의 특성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그래야 증시 상황과 내 펀드가 궁합이 맞는지, 투자를 계속해도 좋을지 등을 판단할 수 있다.

B:같은 펀드에 가입한 다른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알 수 있다. 새로 설정한 좌(펀드를 세는 단위) 수는 적은데 해지한 좌수가 급증한다면 적신호로 볼 수 있다.

C:어떤 주식을 얼마나 사서 종목별로 어느 정도 수익을 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특정 분야에 집중 투자키로 한 펀드라면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는지, 경영 위기에 몰린 업체의 주식을 사지는 않았는지를 챙겨 보는 것이 좋다.

D:주식을 얼마나 자주 매매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 회전율이 높으면 펀드를 운용하는 비용이 증가해 손해지만 적극적인 매매로 수익을 더 냈다면 나쁘다고 볼 수만은 없다.

E:해당 분기 수익률뿐 아니라 기간별 수치까지 살펴서 수익률이 들쭉날쭉하지 않은지를 점검해야 한다. 보고서의 수익률은 한 달여 전의 결산 시점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최근 수익률은 펀드를 산 은행이나 증권사에 물어보면 알 수 있다.

F:80점을 받아도 반 평균이 85점이면 잘했다고 할 수 없는 것처럼 펀드도 상대 비교를 해야한다. 일차적인 잣대가 벤치마크 수익률이다. 대부분 코스피 200지수를 기준으로 삼는다. 예컨대 같은 기간 코스피 200지수 상승률보다 수익률이 높았다면 잘 굴린 편이고, 반대라면 잘못 굴린 편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G:돈을 굴리는 사람의 변동 여부를 알 수 있다. 요즘은 운용을 주로 팀 단위로 하기 때문에 펀드 매니저 한 명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줄었지만 변동이 잦으면 안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어떻게 활용하나=펀드가 문제없이 굴러가고 있는지를 보려면 A.C.D.G 항목을 참고하면 된다. 펀드 특성에 따라 중소형주 펀드는 최근 높은 수익을 냈을 가능성이 크고, 배당주 펀드라면 단기 고수익보다는 장기 안정 수익을 목표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펀드의 성적은 E.F를, 투자자 동향은 B를 참고하면 된다. 수익을 점검할 때는 펀드평가사 홈페이지(www.funddoctor.co.kr, www. kfr.co.kr, www.morningstar.co.kr)를 이용해 가입한 펀드의 수익률이 같은 유형의 펀드 중에서 몇 위인지를 확인하면 더 좋다.

이재순 제로인 조사분석팀장은 "수익률이 낮거나 해지가 늘어나면 환매 여부를 점검해야 하지만 단기적인 수익에 집착하지 말고 개별 펀드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금융사도 장기 수익률 변동이나 수익률 순위 등의 자료를 보고서에 추가하고, 투자자들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보고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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