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볼 때 아프면 방광 염증 의심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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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기간 중 가장 힘든 시기를 꼽으라면 임산부 열에 아홉은 임신 초기를 말한다. 입덧 같은 임신에 따른 증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신체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힘든 시기다. 중앙일보 라이프 트렌드가 마련한 건강한 아기와 엄마를 위한 단계별 출산 가이드 세 번째로 임신 2~3개월(5~12주) 관리법에 대해 정리했다.

글=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참고서적=임신 출산 육아대백과, 해피버스플랜

임신 2~3개월은 전체 임신 기간 중 가장 중요한 시기다. 아기 기관의 80%가 만들어지고, 특히 뇌의 기능이 대부분 완성된다. 엄마 몸에서도 구체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특히 임신 초기에는 피로감이 많이 나타난다. 감기에 걸린 것처럼 온몸이 나른하고 머리가 아프고 한기를 느낀다.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박미혜 교수는 “임신 상태를 유지하려는 황체호르몬의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휴식을 취하고 샤워도 자주 해 산뜻한 기분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3개월까지 이런 피로감은 계속된다.

소변 자주 마렵고 냄새에 민감

가슴의 변화도 나타난다. 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돼 생리하기 전처럼 단단해지고 스치기만 해도 아픈 경우가 많다. 소변도 자주 마렵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최두석 교수는 “혈액이 골반 주위로 모인다. 자궁도 커진다. 이 때문에 방광이 자극받아 소변이 자주 마렵다”고 말했다. 소변은 참지 말고 자주 비우는 게 좋다. 하지만 소변을 볼 때 통증이 생긴다면 질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방광에 염증이 생긴 경우 소변을 볼 때 아플 수 있다.

 가장 힘든 증상은 입덧이다. 박 교수는 “융모성 성신자극호르몬이 구토를 일으키는 뇌의 중추신경을 자극해 입덧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식욕이 떨어지고 속이 메스껍다. 냄새에도 민감해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입덧은 보통 임신 5주에 시작돼 3개월이 지나면 서서히 사라진다.

 배가 볼록하게 나오는 것은 임신 9주차에 들어서면서부터다. 원래 입던 바지가 꼭 끼거나 허리가 굵어진 느낌이 든다. 자궁이 주먹만큼 커져 방광을 더욱 압박하고 가스가 많이 나오면서 변비가 심해지기도 한다.

 이 시기는 감정의 기복도 심하다. 급격한 호르몬 변화 때문이다. 이유 없이 눈물이 나고 우울해지기도 한다. 임신 40주 동안 적응해야 할 몸의 변화이므로 감정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고 마음을 편안히 갖는 게 좋다.

무거운 물건 들지 말고 스트레스 피해야

3개월까지는 몸가짐에 특히 주의한다. 박 교수는 “초기 유산의 80%가 3개월 내에 일어난다”고 말했다. 갑자기 움직이면 자궁에 충격을 줄 수 있으므로 천천히 걷는 게 좋다. 복부에 압력이 가해지는 자세도 피한다. 무거운 물건은 들지 않도록 한다. 가벼운 물건을 들 때도 한쪽 다리를 굽히고 허리를 세운 자세로 들어올린다. 계단을 많이 오르내리는 것도 피한다.

이 시기 영양 섭취는 양보다 질에 초점을 맞춘다. 일반 여성은 하루 2000㎉를 섭취해야 한다. 임신부의 권장 섭취량은 이보다 많은 2150㎉다. 우유 한 컵 정도 차이다. 최 교수는 “임신 전과 비슷하므로 양보다 질을 따져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매일 꼭 먹어야 할 식품 성분은 단백질·섬유질·칼슘·비타민·오메가3다. 단백질은 태아의 뇌를 비롯해 근육·혈액 등을 구성하는 기본 원료다. 돼지 뒷다리살, 닭 안심, 달걀 흰자 등을 하루 손바닥 크기로 두세 덩이는 먹어야 한다. 칼슘은 섭취량을 늘린다. 2~3개월 시기 태아의 척추·턱뼈·유치 등이 형성된다. 칼슘이 부족하면 골격 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산모에게도 골다공증이 생길 수 있다. 우유·뱅어포·멸치·치즈, 색이 짙고 두꺼운 녹황색 채소에 칼슘이 많다. 우유는 하루 2컵 정도 섭취하면 좋다.

채소·과일 많이 먹어 변비 예방

임신 중에는 장의 운동성이 떨어져 변비에 걸리기 쉽다. 최 교수는 "채소·과일에는 섬유질과 비타민이 많아 변비 해소에도 좋고 비타민 섭취도 돕는다”고 말했다. 과일은 즙을 내 먹지 말고 과육을 씹어서 먹는다. 깨끗이만 할 수 있다면 껍질째 먹는 것도 좋다. 껍질에 섬유질이 더 많고 항산화 성분도 풍부하기 때문이다. 채소도 익혀 먹는 것보다 날로 먹는 게 영양소 섭취에 유리하다. 특히 비타민C는 태반을 튼튼하게 해 유산을 예방하고 철분 흡수를 돕는다. 엽산(기형아 예방)과 비타민A(감염에 대한 저항력)·B(신경기능 조절)·D(칼슘·인을 흡수해 뼈 생성에 도움)·E(근육 수축 방지)·K(혈액 응고작용)는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게 가장 좋지만 챙겨먹기 힘들다면 종합비타민제를 이용한다. 간식으로 호두·잣·땅콩·아몬드 등 견과류와 참깨·호박씨·해바라기씨 등 종실류를 가지고 다니며 먹는다. 태아의 뇌 발달을 도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입덧을 줄이기 위해서는 신맛을 활용한다. 신 음식은 입맛을 돋우는 효과가 있다. 레몬·초무침·요구르트가 대표적이다. 또 미지근하거나 뜨거운 음식보다 차가운 음식이 더 좋다. 비빔국수나 차가운 메밀국수·초밥·토스트 등도 입덧을 줄이는 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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