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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대학내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 총격…70명 사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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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의 가리사 대학 캠퍼스에 2일(현지시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에 의한 총격전이 발생하자 놀란 학생들이 차량에 몸을 숨기고 있다. [가리사 AP=뉴시스]

아프리카 케냐 동북부 가리사의 한 대학에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이 난입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이 사고로 70명이 숨지고 79명이 다치는 등 15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인 알샤바브가 이날 가리사 대학 캠퍼스를 급습해 총을 무차별 난사한 뒤 경찰과 대치했다. 케냐 경찰국장 조세프 보이넷은 가리사 대학에서 오전 기도회가 진행중이던 이날 새벽 5시 30분께 무장괴한들이 침입했다고 말했다. 이날 침입한 무장괴한은 6~10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정문을 지키던 경비원들에게 총격을 가하며 교내로 진입했다. 적십자 케냐 지부의 성명에 따르면 일부 학생들은 아수라장이 된 캠퍼스를 탈출했다. 그러나 캠퍼스 내에 위치한 6개의 기숙사에 머물고 있던 887명의 학생들 중 550여명의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한편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테러리스트 1명이 체포됐다고 CNN이 보도했다.

콜린스 웨탕굴라 가리사 대학 학생회 부회장은 NYT에 "샤워를 하려던 중 총소리를 들었다"며 "스와힐리어로 ‘우리는 알샤바브다’라고 말하는 소리도 들렸다"고 말했다. 그는 무장괴한들이 기숙사 방문을 열면서 학생들에게 무슬림인지 기독교인인지를 물었다고 전했다. 웨탕굴라는 "만일 당신이 기독교인이라고 대답했다면 그 자리에서 이들의 총에 맞아 죽었을 것"이라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사건 직후 케냐 주재 미 대사관은 알샤바브가 이날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셰이크 알리 무함마드 레이지 알샤바브 대변인은 "우리 대원들의 임무는 알샤바브에 대항하는 이들을 죽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알샤바브는 지난 2013년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쇼핑몰에서 테러를 벌인 단체다. 이 테러로 한국인 1명을 포함해 67명이 숨졌다. 알샤바브는 과거에도 가리사 지역을 비롯해 케냐 내에서 수차례 테러공격을 감행해왔다. 케냐 경찰은 2012~2014년 사이에 케냐에서 알샤바브의 공격으로 312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같은 기간 가리사에서 사망한 사람은 38명이었다.

앞서 케냐 주재 미국 대사관은 지난달 알샤바브가 지도자 아단 가라르가 무인기 공습으로 사망한 데 대한 보복공격을 벌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캠퍼스 내 테러가 보복공격의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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