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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과는 악수만 … 여야 대표 "연금개혁 잘 해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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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박근혜 대통령이 1일 광주송정역에서 열린 호남 KTX 개통식을 마치고 열차에 탑승해 대학생 이아름씨(왼쪽)와 대화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광주에서 출발한 고속 열차가 대륙으로 달려가는 날이 하루속히 다가올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용산~광주송정 구간의 소요시간은 1시간33분~2시간7분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공무원연금 개혁 문제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일 한자리에 모였다. 광주 송정역에서 열린 호남고속철도(KTX) 개통식에서다. 청와대에서 열린 3자회동 이후 15일 만이다.

 이날 박 대통령과 두 대표는 악수만 했을 뿐 대화는 없었다. 다만 행사장에서 옆자리에 앉은 김 대표와 문 대표 사이에 원론적 수준이지만 공무원연금 개혁이 잠시 화제에 올랐다. 김 대표가 “공무원연금 개혁 한번 잘해 봅시다”라는 취지로 말하자 문 대표가 “잘해야죠”라고 답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축사에서 “기업도시, 혁신도시 등과 연계해 호남 경제가 커다란 도약의 기회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국토균형발전에 큰 획을 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개통한 호남고속철이 철도산업 해외 진출의 기폭제가 되기를 바란다. 한국 철도는 대륙으로 달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지난달 30일 예정됐던 광주 지역 현장 최고위원회 날짜를 옮기면서 개통식에 참석했다. 호남고속철도 건설이 노무현 정부에서 결정됐기 때문이다. 김 대표도 유승민 원내대표가 소집한 ‘사드 의원총회’ 일정을 취소하고 개통식에 왔다.

 김 대표와 문 대표는 개통식에 함께 참석하기 직전까지 공무원연금 개혁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김 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야당은 ‘미적미적 정당’ ‘눈치 보기 정당’이 돼선 안 된다”며 “새정치연합과 문 대표에게 가장 요구되는 것은 정치적 손익을 따지지 않고 국민의 미래를 생각하는 결단력”이라고 말했다. “공무원 표를 의식해 4·29 재·보선 이후로 미루려는 생각은 절대 용납돼선 안 된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어제도 그렇게 호소를 했고, 우리 아들·딸들 얘기를 하셨는데, 애도 없는 대통령이 얼마나 그랬으면 그런 말씀을 하셨겠느냐”면서 개혁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그러자 문 대표는 광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은 성의 있게 임하고 있고, 오히려 정부여당이 해야 할 바를 다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받아쳤다. 그는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는 것은 정부 여당의 책임 아닌가. 지금부터라도 논의를 이끄는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 고 했다.

 개통식 후 천정배(광주 서을)·정동영(서울 관악을) 전 의원의 출마로 비상이 걸린 문 대표는 광주의 ‘노인건강타운’을 찾아 배식봉사를 했다. 문 대표는 기자들이 “정 전 의원이 ‘야권 교체’를 출마의 명분으로 삼았다”고 하자 “그쯤 되면 조금 정치가 허무해지죠”라고 말했다. “전당대회 이후 우리 당에 국민들의 기대가 모이고 있는데 제1야당을 심판하겠다니 누구를 위한 구호인지 모르겠다”면서다. 김 대표는 이날 유세 일정을 잡지 않았다.

서승욱·허진 기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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