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 은퇴 "축구인생, 종료 직전 골대 두 번 맞히고 끝나"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차두리 은퇴 [사진 중앙 포토]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축구대표팀과 뉴질랜드의 평가전은 차두리(35·FC 서울)의 은퇴 기념경기로 치러졌다.

임시 주장을 맡아 오른쪽 수비수로 출전한 차두리는 대표팀 주장 기성용(26·스완지시티)에게 주장 완장을 넘겨주며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이어 차두리는 손흥민(23·레버쿠젠)과도 작별의 포옹을 했다. 손흥민은 '두리형 고마워'란 자수가 새겨진 축구화를 신고 나왔다.

차두리가 김창수(30·가시와)와 교체되는 순간, 모든 관중은 '차두리 고마워'라고 적힌 빨강색 응원도구를 흔들고, 기립 박수를 보냈다. 뉴질랜드 선수들도 박수를 쳤다.

"두리 형에게 승리를 선물하자"고 다짐했던 후배들은 약속을 지켰다. 후반 41분 김보경(26·위건)의 슈팅이 골키퍼를 맞고 흐르자 이재성(22·전북)이 밀어 넣었다. 선수들을 벤치에 앉아 있던 차두리에게 달려가 안겼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기고 대표팀 은퇴하라"며 은퇴경기를 마련해줬다. 한국이 1-0 승리를 거뒀고, 차두리는 이기고 떠났다.

2년 전 차두리는 축구인생을 경기에 비유하면 후반 40분 3-5로 지고 있다고 했다. 경기 후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인터뷰에서 차두리는 “축구인생 3-5, 종료 직전 골대 두 번 맞히고 끝났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날 차두리는 경기를 마치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는 기술이 화려한 선수는 분명 아니다"면서도 "대신 다른 장점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유럽에서는 선수의 장점을 크게 본다. 한 가지를 잘하면 그걸 극대화해서 팀에 맞춰 기용한다. 2002년 거스 히딩크 감독이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에 우리는 선수가 완벽해야 한다는 주의가 강하다. 지금 대표팀 선수들도 그런 것에 위축을 받는다. 완벽한 선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차두리 은퇴' '한국 뉴질랜드 하이라이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