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개국 의사 단체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환자 위험 초래"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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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사회가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허용 등 우리나라 규제기요틴 정책에 대해 우려의 뜻을 전해왔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는 27일 세계의사회(WMA)가 의협회장에게 보낸 서신문의 내용을 공개했다. 세계의사회 회장과 이사회 의장 명의로 발송된 서신문이다.

세계의사회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의해 자행된 인체실험에 대한 반성과 재발 방지를 위해 1949년 의사들을 중심으로 설립된 단체다. 111개국 의사 중앙단체가 정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해당 서신문에서 세계의사회는 한의사에게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가하려는 한국 정부의 계획에 대해 ”(보건의료) 비용을 증가시키고 환자 안전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세계의사회는 “오늘날 한국 국민들이 누리고 있는 수준 높은 양질의 진료, 안전하고 효율적인 진료가 이러한 (보건의료 기요틴)정책 제안들, 즉 과학과 의학적인 이유보다 상업적인 이유가 더 많이 작용한 제안들로 인해 위험에 내몰리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상업적인 목적이나 경쟁 촉진이라는 미명하에 추진된 근시안적인 보건의료 기준 완화는 질병률과 사망률을 높이고 사람들이 받는 의료 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킬 것”이라며 “보건 의료가 상업화 될 뿐만 아니라 보건 의료의 질 저하로 한국인과 한국 정부가 장기적으로 부작용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보건의료 기요틴 정책이 불필요하거나 적절치 못한 고가의 기술 이용을 높이고 또 그중 상당수는 잘못 판독될 우려가 있다”며 “그에 따른 부상이나 고통 및 손상 사례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한 내용은 세계의사회 홈페이지에도 게재됐다.

의협은 “이번 비판은 한국정부가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미명하에 한의사에게 현대 의료진단기기 사용을 허가하고 이에 대한 보험 적용을 확대하며, 문신사와 카이로프랙틱사를 합법화하려는 계획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간 의협은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반대해왔다. 의학과 한의학은 학문적 바탕과 교육과정 등이 상이하며, 한의사에게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가할 경우 의료체계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불필요한 혼란과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의협은 이번 서신 내용을 공개하며 세계의사회가 공식적으로 의협의 입장을 지지한 것이라고 밝혔다.

의협 추무진 회장은 “의료전문가가 국민건강과 안전에 위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음에도,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등 보건의료 기요틴 정책을 강행하려는 우리 정부가 이번 세계의사회 경고는 제발 주의깊게 들어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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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아 기자 oh.kyeongah@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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