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최악 테러 … 예배 보던 예멘인 500명 사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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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한 예멘 수도 사나의 모스크에 희생자들이 담요로 덮여 있다. 이날 테러로 142명이 사망하고 345명이 다쳤다고 현지 언론 등이 보도했다. 이슬람국가(IS)는 사건 발생 직후 “우리의 소행이며 이번 공격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주장했다. [사나 AP=뉴시스]

20일(현지시간) 예멘 수도 사나에 있는 모스크(사원)에서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142명이 사망하고 345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예멘 국영 TV가 보도했다. 이날 오후 금요 예배시간에 5명의 자살 폭탄 테러범이 이슬람 신자로 가득 차 있던 도심의 이슬람 사원 두 곳을 잇따라 공격했다. 이번 테러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 이후 정국 불안이 가중된 이후 최악의 인명 피해다. 부상자 중에는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트위터로 예멘 이슬람 사원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테러는 IS가 일으킨 최악의 테러다. IS는 또 이번 공격은 “시아파의 소굴에서 폭탄을 두른 5명이 성스러운 작전을 수행했다. 이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추가 공격을 시사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공격 대상이 된 사원이 쿠데타로 실권을 장악한 시아파 반군 후티를 지지하는 이슬람교도가 다니는 곳이라고 전했다. 이 사원의 이맘(종교 지도자)도 테러로 숨졌고 반군인 후티 지도자 타하 알무타왓킬, 칼리드 마다니도 중상을 입었다.

 지난달 6일 쿠데타를 일으켜 의회와 내각을 해산시킨 시아파 반군 후티는 수니파 출신의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을 가택연금시키기도 했다. 이후 남부 지방으로 피신했던 하디 대통령은 이날 테러로 다시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에는 예멘 남부 도시 아덴에서 후티와 하디 대통령의 수니파 지지세력 사이에서 교전이 일어나 현지 국제공항이 폐쇄되기도 했다. 2009년 3월엔 예멘 남부의 고대 유적도시 시밤에서 알카에다 10대 조직원들이 자살 폭탄 테러를 일으켜 한국인 관광객 4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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