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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루니, 펀치 맞고 기절 '굴욕' 세리머니

중앙일보

입력

[사진 유튜브 영상 캡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수 웨인 루니(30·잉글랜드)가 ‘복싱 기절 세리머리’를 펼쳤다. 최근 복싱을 하다가 기절한 굴욕을 재치 있는 세리머니로 승화시켰다.

루니는 16일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토트넘과 2014-2015시즌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에서 2-0으로 앞선 전반 33분 골을 터트렸다. 상대 진영에서 패스미스를 가로챈 루니는 저돌적인 돌파로 상대 수비들을 제친 뒤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복싱 KO 펀치 같은 쐐기골이었다.

루니는 복싱선수처럼 스트레이트 펀치를 한 뒤 기절하듯 그라운드에 누웠다. 루니가 최근 복싱하다가 기절한 굴욕을 재치 있는 세리머니로 승화시킨 것이다. 전날 데일리 메일 등 영국 언론들은 "루니가 올 초 자신의 집 부엌에서 필립 바슬리(29·스토크시티)와 복싱을 하다가 펀치를 맞고 KO 당했다"고 보도하며 영상을 공개했다. 루니는 2008년까지 맨유에서 함께 뛴 바슬리와 장난 삼아 복싱 스파링을 하다가 소나기 펀치 세례를 맞고 잠시 의식을 잃었다. 다행히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15세까지 복싱과 축구를 병행한 루니 입장에서는 굴욕적인 순간이었다. 이날 루니의 골 세리머니 후 아내인 콜린 루니는 루니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웃픈(웃으면서 슬픈 표정)’ 이모티콘과 박수 이모티콘을 남겼다.

루니는 복싱 매니어다. 15살까지 축구와 복싱을 병행한 루니는 축구에 집중하라는 콜린 하비 전 에버턴 감독의 충고로 복싱을 그만뒀다. 부친은 아마추어 복싱 선수였고, 동생 그레이엄 루니도 지역 복싱 대회 우승 경력이 있다.

루니는 2007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권투는 내가 축구선수가 되는데 큰 힘이 됐다. 어린 나이에 쟁쟁한 선수들을 뚫을 수 있는 건 권투 덕분"이라며 "난 숨어있는 1인치의 강함을 필요로 했는데, 권투가 가능하게 했다. 난 지금도 권투장에 다니고, 집에 샌드백을 달아놓고 연습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루니는 한 때 헤비급 세계챔피언 마이크 타이슨을 좋아했다. 루니는 타이슨, 레녹스 루이스 등 유명 복싱선수들과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고, 복싱선수이자 친구인 리키 해턴의 복싱 경기를 직접 찾기도 한다. 한편 11호골을 터트린 루니를 앞세운 맨유는 토트넘을 3-0으로 꺾고 4위(16승8무5패·승점56)를 지켰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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