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 85%는 마음의치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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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우리는 난치병에 걸린 사람들이 특별한 치료없이도 회복되는것을 볼수 있다. 반대로 아주 건강하게 생활하던 사람이 가벼운 질병으로 진단을 받던중 암에 걸렸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그 순간부터 갑자기 쇠약해지기 시작해 걷잡을수없이 무너지는것을 볼수있다. US뉴스지는 이같은 문제에 관해 로스앤젤레스의 캘리포니아대 의대「노먼·커즌스」교수의 의견을 싣고있다.「커즌스」교수는『질병의 해부학』등 10여권의 저서를 갖고있는 정신의학 및 생리행태학의 연구가.
「커즌스」교수는「심리상태」가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게 할수도 있으며 예방과 치료도 할수 있다고 믿고있다.
그는 현대의학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인체에 발생하는 모든병의 85%정도는 인체 자체에의해 조절될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한다. 인체는 면역체계라든가 자가복원력을 갖고있어 항상 질병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하는데 85%의 질병이 이에 해당되고 나머지 15%만이 완전히 외부적인 치료를 요하는 병이다.
그런데 이 85%의 질병을 조절하는 면역빚 복원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당사자의 심리상태다.
심리상태가 육체에 미치는 영향으로 수년전 로스앤젤레스에서 있었던 청량음료사건을 들수 있다.
이 사건은 한 미식축구장에서 있었던 일로 스타디움에 설치된 자동판매대에서 청량음료를 사먹은 관중의 일부가 식중독 증세를 보였다.
스타디움측은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위해 장내방송을 통해 『청량음료를 사먹은 6명이 식중독을 일으켰으며 의사들이 이 사실을 확인했다. 청량음료가 건강에 해로울수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운동장안은 갑자기 구토하는 사람과 졸도하는 사람들로 엉망이 되었다. 결국에는 2백명의 관중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후에야 귀가할수 있었다. 나중에 확인된 것이지만 청량음료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이같은 해프닝은 사람의 심리상태가 어떠한 증세를 만들거나 나아가 질병까지도 만들수 있다는 사실을 잘 나타내준 예라고「커즌스」교수는 설명한다.
그는 자신이 경험했던 3백여명의 악성종양(암) 환자들이 암에 걸려있다는 사실을 통보받고나서 갑자기 상태가 악화된 것도 모두 이같은 심리메커니즘에 기인한다고 믿고있다.
그래서「커즌스」교수는『난치병을 앓고있는 사람의 병명은 항상 두개다. 하나는 진단된 실제의 난치병이고, 다른 하나는그로부터 생기는「공포」라는 병이다』라고 주장할 정도다.
이때 의학적으로 난치병을 치료하려고해도 공포라는 다른병이 치료되지않으면 효과를 기대할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미국인에서 흔한 심장병 환자에 있어서도 공포가 심장병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심장병환자는 이미 심장에 이상을 갖고있는데 거기다 공포에서 오는 혈관의 수축등이 오히려 더치명적 요소로 작용될수 있다.
영국에서는 심장병환자는 의사가 왕진, 가정에서 안정된 가운데 치료를 하지만 미국에서는 사이렌을 울리는 앰뷸런스를 동원하고 병원에 도착해서도「응급」이라는 팻말이 붙어있는 곳에서 가슴이나 팔등 여기저기에 모니터용 전선을 부착시킴으로써 환자가 더욱 공포에 빠지게 된다.
따라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우선 공포로부터 해방되어야하는데 많은 사람들은 인체의 작용에 관해 알고있지 못하기 때문에 공포심을 갖기가 쉽다.
무의식상태인 마취하에서도 이같은 현상은 나타난다. 실제로 미국의 한 병원에서 수술중심장이 발작을 일으키는 환자가 갑자기 증가해서 추적조사를 한결과 두명의 마취사가 수술전 환자들에게 마취에대한 위험성을 설명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이같은 모든 예에서 볼수 있듯이 질병은 심리상태에 영향을 직접받는다. 환자가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면 치료효과가 좋지않으며 긍정적인 생각을 가질때는 치료율이 높아진다.
긍정적인 심리상태의 유지는 환자자신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이들의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의사들의 역할이 크다.
휴스턴에 있는 한 암전문의사는 이때문에 환자를 치료하기에 앞서 그들에게 가장 긍정적인 얘기를 해준다. 그는 치료의 가능성과 또 거의 같은 암을 앓다가 완전히 회복된 사람들의 투병자세를 설명해 줌으로써 환자의 심리상태를 긍정적인 것으로 만들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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