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도시 모양은 도넛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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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행정중심복합도시(행정도시)를 도넛 모양으로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춘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추진단 부단장은 "공모 당선작에 포함된 도넛형 도시가 교통분산 등 장점이 많아 한국 실정에 맞는지 집중 검토하고 있다"고 28일 말했다.

도넛형 도시란 2200만 평의 행정도시 예정지 중심부(농지.금강)를 중앙공원 등 공유 공간으로 활용하고, 주위에 정부청사와 업무.주거.상업단지, 도로.철도.하수도 등을 배치하는 신개념 도시다.

도심과 부심의 구분이 없어져 교통 흐름이 원활해지는 것이 장점이다. 행정도시 어디나 40분 이내에 접근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중심부 반경 수㎞가 텅 빈 도넛형 도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진단은 도넛형 도시가 평야지대를 도시로 개발한다는 당초 구상을 뒤집는 파격적 제안이어서 실현 가능성을 정밀 검토 중이다. 이 부단장은 "전문가들이 산지가 많은 외곽을 집중 개발할 경우 보전해야 할 산과 문화재 지역이 어디인지, 도시건설 단계별로 교통수단을 어떻게 배치할지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15일 발표된 국제공모 당선작 10개 중 안드레스 페레아 오르테(스페인)의 '천(千)의 도시'와 장피엘 뒤리그(스위스)의 '궤도' 등 2개는 도넛형 도시를 제시했으나 당시엔 지나치게 이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부단장은 "안드레스 페레아 오르테가 제안한 도시의 둘레 길이는 28㎞ 정도지만 이를 줄이면 도시시설을 더 배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단장은 "지금은 도넛형 도시를 놓고도 전문가들 사이에 격론이 벌어지고 있고, 나머지 8개 기본도시 형태에 대해서도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으므로 최종안이 어떻게 될지는 속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추진단은 이르면 다음달 말까지, 늦어도 내년 초까지 기본적인 도시형태를 정할 예정이다.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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