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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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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화물수송 차량의 짐을 통째로 삼키는 화물트럭털이가 요즘 프랑스에서 크게 번져 수송회사와 보험업자가 골치를 앓고있다.
화물트럭털이는 몇년전 까지만 해도 미국에서나 볼수있었던 범죄로 미국에선 해마다 2만5천∼3만대의 화물수송차가 증발, 수사당국이 트럭운전사의 무장을 의무화하고 화물트럭간의 상호경보및 정보교환체제를 갖추도록해 「약탈」에 대비해왔다.
이같은 미국식 범죄가 유럽에 등장한 것은 수년전일로 미국에서의 범행이 점차어려워지고 있는데다 서구의 심각한 경제난·실업증가등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있다.
프랑스의 경우 화물트럭증발사건은 82년 한해만도 1만3천건으로 하루평균 35대가 털려 보험회사의 피해보상금 지불이 7천만프랑(84억원) 에 이른다.
화물트럭털이는 파리 근교나 리옹∼마르세유간 고속도로가 그 온상으로 범인들은 국제조직과 광범한 정보망을갖춰 범행현장을 좀처럼 들키지 않는게 특징이다.
때문에 일단 화물트럭을 강탈하면 이틀뒤쯤 엉뚱한 곳에서 빈 트럭만 발견될뿐 화물회수는 1백% 불가능한 실정이다.
범인들은 대개 미리 트럭의 화물내용을 염탐, 출발지에서부터 미행하다가 트럭운전사가 고속도로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운전석을 비우는사이 트럭을 가로채 달아난다.
아무리 도난방지장치가 잘된 트럭이라도 이들 털이전문가들 손에 걸리면 운전석문의 자물쇠나 시동장치열쇠쯤은 10분도 안돼 쓸모없는물건이 된다.
내무성통계로는 한트럭분 화물은 비싼것은 1백만프랑(1억2천만원) 까지 올라간다.
트럭털이는 독자적 범행보다는 장물아비의 주문에의한 주문약탈이 대부분으로 절도형이 많지만 간혹 노상강도형도 없지않아 인명피해도 있다.
트럭털이조직은 정보원을 화물운송회사근처에 잠복시켜 수송화물의 내용과 싯가·목적지등을 파악하게 마련이다.
털이꾼들은 화물을 실은채 트럭을 자신들의 비밀창고로 옮겨 짐만 몽땅 챙긴뒤 트럭은 후미진 장소에 내다버린다.
다음은 장물아비들 차례로 창고에 은닉된 화물은 이들손을 통해 유럽과 중동의 암시장으로 유출된다.
범인들이 노리는 화물은 주로 가전제품이나 시청각제품·의류· 가구· 술· 고급식료품등처분이 쉽고 단가가 높은 물건들이다.
경찰은 이같은 범죄가 범인들로 볼때 은행강도보다는 위험부담이 덜한데다 이른바「장사」가 되기때문에 앞으로 계속 늘어날것으로 보고 고속도로변 방범조치를 강화하는 한편 운송업자들의 자위책강구를 당부하고있다.【파리 주원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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