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은퇴한 미 의원 "아베, 지금 사과해야"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12월 정계를 은퇴하며 일본군 위안부를 부정하는 일본을 비판했던 에니 팔레오마베가 전 미국 하원의원이 10일(현지시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지금이 사과할 때”라고 충고했다.

팔레오마베가 전 의원은 이날 의회 전문지 ‘힐’에 올린 기고문에서 “아베 총리가 미국에서 상ㆍ하원 합동 연설을 하게 된다면 2차대전과 관련된 역사적 문제에 끝을 내는 게 마땅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팔레오마베가 전 의원은 “올해는 2차대전의 종전 70주년으로 1945년 종전으로 전쟁이 끝났을 뿐만 아니라 일본군에 끌려가 성적으로 착취당했던 20만명의 여성과 소녀들의 노예 생활도 끝이 났다”며 “이들중 대부분이 돌아가셨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남은 이들은 너무 오래 기다렸고 이제는 일본이 사과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팔레오마베가 전 의원은 “아베 총리가 연설을 할 경우 그 장소인 하원 본회의장은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된 곳”이라며 “이곳은 1941년 미국이 일본으로부터 진주만 공습을 당한 다음 날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치욕의 날’이라는 유명한 연설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루스벨트 대통령이 연설했던 곳에서 태평양전쟁 침략에 대한 공식 사과를 재확인하면 미국 의회는 물론 미국 국민, 위안부 생존자들,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이라고 충고했다. 팔레오마베가 전 의원은 “아베 총리는 위안부들에 행해진 역사적인 인권 유린을 공식적으로 인정ㆍ사과하고, 역사적 책임을 받아들이는데 이번 미국 의회 방문을 활용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우리의 할머니(위안부)들은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된 바로 그곳에서 아베 총리의 사과를 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팔레오마베가 전 의원은 지난해 12월 정계 은퇴를 하며 일본의 군 위안부 왜곡을 놓고 "과거를 부정하는 자는 과거를 반복한다"는 공식 의사록을 미국 하원에 남겼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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