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나눔 봉사… 벽화 그려주고 미술 강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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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서울 은평구립도서관 내 어린이 열람실에 벽화를 그려 준 숭의여대 아동미술디자인 전공 학생들. 왼쪽부터 윤현아·조은희·정진희·조아진씨. 김상선 기자

서울 은평구립도서관 어린이 열람실이 환해졌다. 숭의여대에서 아동미술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 30여 명이 그려준 새 벽화 덕분이다. 이들은 23일부터 25일까지 현장에서 직접 밑그림을 그리고 페인트 칠을 해서 벽화를 완성했다. 벽화를 본 아이들은 "코끼리다, 타조도 있어"라고 탄성을 지르며 열람실을 떠날 줄을 몰랐다.

학생들이 벽화 그리기에 나선 것은 은평구립도서관 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낡고 지저분해진 열람실 벽을 다시 칠하려했지만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던 도서관 측이 숭의여대에 무료 벽화 제작을 의뢰해 왔고 학교와 학생들이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 이 학교 아동미술디자인 전공은 미술실기 교사와 보육 교사를 양성하는 학과로 올해 신설됐다.

윤현정 학과장은 "학생들 스스로 정해진 교육 과정 외에 자원봉사를 통해 사회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과 학생들은 올 3월부터 매주 토요일 경기도 성남시 '코시안의 집'을 찾아 외국인 근로자 자녀들에게 미술을 가르치고 있다. 어려운 가정환경과 이국 생활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정서적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한 사회봉사활동인 셈이다. 1학년생인 조은희(19)양은 "벽화를 그리느라 몸은 힘들었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은 날아갈 것 같았다"며 "앞으로도 벽화 그리기나 미술 교육 자원봉사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acirfa@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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