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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사관 넘버2도 한국서 아들 출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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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주한 미국 대사관의 2인자(Deputy Chief of Mission, 부대사 또는 차석 역할을 맡는 공사)로 마크 내퍼(44·사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EAP) 소속 인도과장이 내정됐다. 외교부는 내퍼 내정자의 정확한 직함에 대해 “해당 국가별로 2인자의 직급이 각각 달라 최근 ‘부대사’라는 명칭을 없애고 공사 등 직급으로 부르고 있다”고 전했다.

 내퍼 내정자는 이르면 이달 중 부임한다. 전임자인 레슬리 바셋은 지난 1월 주 파라과이 대사로 떠났다. 내퍼 내정자는 대사 부재 시 대사대리 역할을 맡는다. 피습사건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마크 리퍼트 대사가 회복될 때까지 내퍼가 대사대리 업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미 대사관 측은 전했다.

 1971년생인 내퍼 내정자는 리퍼트 대사보다 두 살 많다. 한국에 부임한 부대사로는 역대 최연소다.

 특히 내퍼 내정자는 과거 한국에서 근무할 때 아들을 낳아 리퍼트 대사와 함께 주한 미 대사관의 1, 2인자가 모두 한국에서 아들을 낳았다는 진기록을 지니게 됐다.

93년 미 국무부에 들어간 내퍼 내정자는 대표적인 아시아통으로 인정받는다. 한국에선 두 차례 근무했다. 97~2001년 주한 미 대사관 정무과에서 2등 서기관으로 있을 때 아들이 태어났다. 리퍼트 대사는 지난 1월 아들 세준을 한국에서 얻었다.

 내퍼 내정자는 일본과도 인연이 깊다. 일본인 여성과 결혼했을 뿐만 아니라 어렸을 적 해병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일본 오키나와 기지 인근에서 살았다. 프린스턴대에서 정치학 학사학위를 취득하고 최우등으로 졸업한 그는 도쿄대 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했다. 95~97년에는 월터 먼데일 주일 미 대사의 특별보좌관으로 일하는 등 일본에서 두 차례 근무했다. 2000년 당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방북을 앞두고 평양을 방문해 예비 교섭을 맡기도 했다. 베트남 하노이와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그를 잘 아는 외교부 당국자는 “내퍼는 국무부에 들어갈 때부터 촉망받던 인재로 아시아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 왔다”며 “특히 한국과 일본에 애정이 많다. 언어에 천부적 재능이 있어 한국어·일본어뿐 아니라 베트남어에도 능통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국무부에서 손꼽히는 아시아 전문가를 한국에 보낸 것은 의미가 깊다”고 전했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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