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가구 광고에까지 어린이 모델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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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우리 나라 TV광고는 외국어 사용이 지나칠 뿐 아니라 어린이와 관계없는 상품까지 어린이 광고모델을 출연시키고 있어 문제가 많다.
이는 한국여성단체협의회(회장 손인실)가 83년11월22∼28일간 하루 6시간식 KBS1·2, MBC 등 3개 TV를 대상으로 광고프로그램을 관찰한 「TV광고와 어린이」에서 밝혀진 것.
방송량에 대한 광고량의 비율은 KBS 제1TV가 2 4%인데 비해 KBS제2TV 9·6%, MBC 11·8%로 각각 나타나 8%이내여야 한다는 시행령에 위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접축 시간대(오전7시30분∼10시, 오후 5시30분∼9시)의 광고프로 중 식품이 25·2%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약품·의류의 순. 『특히 빵·라면·아이스크림 등 어린이 기호식품과 가공식품이 전체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어린이와 관계가 깊은 문구류는 2·1%에 불과했다.
광고모델로 어린이가 출연한 빈도는 총3백89종 중 91종으로 23·4%을 차지했다. 이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과가 50%로 가장 많고 다음이 식품 (43·3%) 청량음료·주류(33·3%)의 순 인데 어린이와 관계없는 화장품·가구·가정용품 등에까지 어린이를 등장시키고 있었다.
광고 중 외국어 사용은 기업광고를 제외한 전 업종별광고의 50%이상을 차지했다. 이중 제화는 1백% 외국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제화 94·4%, 식품 70·1%, 문구 50% 등 어린이용품마저도 외국어로 표기돼 어린시절부터 의미도 모르는 외국어 홍수 속에서 자라게 만들고 있다.
외국기술제휴품 광고는 화장품이 24%로 으뜸이고 다음이 제화·제과의 순.
광고 l회에 제공하는 상품정보수는 88·4%가 한가지로 가장 많으나 세 가지 상품을 알려주는 것도 2·6%나 됐다. 특히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식품·제과류는 2∼3가지를 알려주는 것이 많아 물량공세로 어린이의 구매욕을 자극시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조사는 ▲지나친 외국어남용으로 인한 사대사상 주입 우려▲지나친 어린이 광고모델 출연▲어린이 시청시간대에 어른대상 상품광고▲어린이에게 부적절한 CM▲식품·제과·음료 등 어린이에게 지나치게 많은 당분섭취강요 광고 과다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분별력과 사고력이 부족한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한 광고규제가 시급하다고 결론짓고 있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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