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아파트 분양 열기 '지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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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최근 투기과열지구 지정으로 충남 천안 쌍용동.백석동 등 신시가지에서 아파트 분양 열기가 주춤한 가운데 투기지구 외(外) 지역에서는 분양이 활발히 진행돼 대조를 보이고 있다. 투기과열지구에선 부동산중개업소들을 찾는 발길이 끊어진 반면 비투기지구 아파트 건설업체에는 문의가 쇄도하는 실정이다.

지난달 분양권 전매 금지 등 정부의 투기 억제책이 발표된 이후 천안서는 4개 업체가 아파트 공급에 나섰다. B건설은 투기과열지구인 쌍용동에서 아파트 1백50가구 분양을 마쳤지만 이 지역에서 지난달만 해도 분양 전후해 흔히 볼 수 있던 '떴다방'(이동 중개업자)은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이 업체 관계자는 "전매 금지로 갑자기 아파트 열기가 식어 버려 저층 가구를 중심으로 미계약이 발생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기지역서 제외된 구성동에 분양을 앞둔 아파트 건설사에는 문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자회사인 아이앤콘스와 향목종합건설은 21, 22일 각각 국도 1호선과 가까운 청수택지개발예정지구 인근에서 소규모 아파트단지를 분양한다.

아이앤콘스 분양담당자는 "천안은 내년 경부고속철이 개통되고 수도권 전철이 연장되면 준(準)수도권에 편입되는 지역이고, 13개 대학이 몰려있는 등 교육 여건도 좋은 데다 천안~논산고속도로의 남천안IC 개설로 도로 교통도 편리해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목천면 신계리에 아파트 5백40가구를 분양한 신도종합건설은 같은 지역에 '신도브래뉴 2차'(9백57가구)를 29일 분양할 예정으로 현재 인터넷 예약 접수를 받고 있다.

신도종합건설 관계자는 "예약 상황을 볼 때 1차보다도 분양이 더 순조롭다"며 "천안 서부지역에 대한 투기과열지구 지정에 따른 '반사 이익'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동일토건과 세광앤리치빌 등 지역 중견 건설업체들도 투기과열지구 내 사업을 유보한 채 과열지구외 지역인 용곡동과 신방동 일원에서 대단위 아파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천안 아파트 값은 정부의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며 "행정수도 이전 등 개발 기대감에 부동산 열기가 비투기지역 중심으로 바뀌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투기과열지구에서도 전매금지 대상이 아닌 상가에는 여전히 분양 열기가 높아 백석동 주공그린빌 상가가 22일 경쟁입찰을 앞두고 예정가를 훨씬 뛰어넘는 낙찰가가 예상되고 있다.

천안=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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