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이쑥] 올해 서울 특목고 일반전형 출제경향

김형진 영재사관학원장

2006학년도 서울 지역 외국어고.과학고 일반전형이 지난 14일 치러졌다. 외국어고는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경쟁률이 높아졌다. 과학고의 경쟁률은 전년과 비슷했다. 2007학년도 특목고 입시를 준비 중인 중2 학생들을 위해 이번에 치러진 일반전형의 출제경향을 분석한다.

◆ 외국어고 출제 경향=전반적으로 영어 듣기와 구술 면접 모두 학생들이 어렵게 느꼈다. 영어 듣기의 경우 대원외고는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 그러나 대일외고의 경우 듣기 문제에 나타난 어휘가 어렵게 출제되어 까다롭게 느껴졌다.

서울외고 역시 전년도에 비해 어렵게 출제되어 합격선이 다소 내려갔을 것으로 보인다. 이화외고의 경우 영어 듣기 득점 분포가 점수대별로 고르게 나타나 당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명덕외고는 말하기 속도가 빠르면서 내용이 어렵게 출제되어 많은 학생이 어려움을 느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영외고는 영어 듣기에 사고력 문제 5문항이 추가되어 학생들의 득점분포가 넓게 나타났으며 합격생 듣기 평균은 대략 70점 만점에 45점 정도로 파악되었다. 구술면접은 대부분의 학교가 총 10~12문항 정도로 출제됐는데 전반적으로 어려워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대략 수리능력을 묻는 문제가 4문항, 독해 문제가 2~3문항, 언어영역 문제가 1~3문항, 사회영역 문제가 1~2문항 정도로 구성되었다.

외국어 문제에는 지문이 주어지고 답을 하는 형태로 수학적 문제를 영어로 제시하고 그에 맞는 식 또는 답을 얻어내는 문항이 나왔다. 명덕외고의 경우 지그문트 프로이트 의식 세계의 개념, 자아-초자아에 관한 내용의 지문이 주어지는 등 중학생이 이해하기에 어려운 내용도 출제되었다.

언어 영역 중에서는 시조에 관한 문제와 글쓰기의 자료 수집을 이용하여 흐름에 어울리지 않는 문장을 찾아내는 문제와 같이 국어 교과 내용을 바탕으로 실제 언어의 활용과 관련되는 문제들이 출제되었다.

◆ 과학고 출제 경향=올해 과학고 입시에서는 종전 수학.과학 과목의 평균 석차백분율을 전년도 상위 15% 이내에서 상위 10% 이내로 조정했다. 내신을 강화하고 일반전형의 당락을 판가름하는 구술면접의 난이도가 전년도보다 평이해진 것이다.

따라서 내신 성적이 좋고 구술 면접 준비를 착실히 한 학생이면 좋은 결과를 얻었을 것이다. 반면 올림피아드에서 상위 입상을 했다 하더라도 내신 성적이 나쁘면 합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수학은 선행 진도보다 중학교 과정을 충실히 심화학습한 상태에서 창의력 문제 풀이를 많이 연습한 학생들이 유리했다. 너무 어려운 올림피아드형 문제 연습을 위주로 한 것은 오히려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영역은 주로 기하 대수 부분이 적절하게 출제되었다. 서울과학고와 한성과학고의 과학 출제문항은 물리 부분의 한 문제를 제외한 전 부분이 공통 출제됐다. 평소에 공식 암기와 문제풀이에 치중한 것보다는 원리를 깊이 있게 공부하고, 전체적인 맥락을 명확히 파악하는 학습방법이 상당히 유리했을 문제들이 출제되었다.

과학고의 수학시험은 외고와 다른 수학적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사고력과 논리력을 요구한다기보다 수학적 지식에 관한 문제를 담고 있다는 얘기다. 출제분야는 집합론, 정수론, 함수론, 기하문제로 총 6문항이 출제되었다. 중학과정을 충실히 공부하고 심화과정까지 공부해야 무난하게 풀어낼 수 있는 문제들이었다. 또한, 문항 자체가 많이 본 유형이긴 하지만 주어진 조건들이 까다로워 제한된 시간 안에 풀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물리는 중학과정에서 학습한 전압과 전류의 관계를 응용한 문항이 공통으로 출제됐다. 나머지 한 문제는 공통과학의 '힘과 운동'의 응용문제가 출제돼 학교별로 차이가 났다. 화학은 화학변화의 규칙성과 용해도를 이용한 혼합물의 분리과정은 평이하게 출제되었으나 기체의 분압차에 의한 분자운동을 물어본 문제는 난도가 높았다. 생물은 동물 소화기관의 구조와 기능을 묻는 문항이 출제됐다. 당분간 동물의 구성단계별 구조와 기능이 출제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구과학은 늘 출제되어온 천문관측에서도 달의 공존으로 인한 모양변화를 묻는 문제가 평이하게 출제되었다.

김형진 영재사관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