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기자의 ‘고민 많은 곰디’] 창문 넘어 바라본 강남 재건축 아파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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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동네 앞 편의점에 갔다가 구경조차하기 힘들다는 ‘허니OO' 감자과자를 진열대에서 보았습니다. 실제로 진열대에서 본 건 처음이라 번개같이 여러 개를 집어 계산하려니 1인당 한개라고 하네요. 다 뺏겼습니다.

요즘 이 과자처럼 구하기 힘든 것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 중 하나가 아마 집 구하기 일텐데요. 방송이나 신문에서는 전세 대란, 집 값 하락, 분양에 대한 기사가 자주 등장합니다. 이번 주 江南通新 커버스토리는 강남의 부동산에 대해서 다뤘습니다.

지면을 만드는 입장에서 경제 기사 특히 부동산 기사는 지면을 재미있게 만들기 어려운 기사 중 하나입니다. 비주얼의 소재가 아파트 사진, 부동산 스케치 사진 정도인데다 인포그래픽은 표, 그래프, 지도 정도로 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 기획안을 보고 강남의 전세난 관련 특이하고 재미있는 사례별로 일러스트로 재밌게 지면을 꾸미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논의 끝에 독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성 지면으로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강남권 위성지도와 매매가, 전세가 그래프, 그리고 요즘 강남권 개발을 한눈에 보고 강남 부동산이 술렁거리는 이유가 뭔지 방대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전달하자는 의도입니다.

여기서 잠깐, 정보를 시각화해서 이해를 높이는 신문 인포그래픽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볼까요. 인포그래픽은 인포메이션과 그래픽의 합성어입니다. 그러니까 정보를 주는 그래픽으로 이해하시면 되겠네요. 요즘 신문에서는 사진만큼이나 인포그래픽이 중요해졌습니다. 그래서 과거와 달리 인포그래픽도 다양해졌는데요. 제가 처음 그래픽 기자로 신문사에 입사할 때만 해도 인포그래픽이라고 하면 선그래프나 막대그래프에 재미있는 이미지를 같이 꾸미는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3D로도 많이 제작하고, 그만큼 기사를 이해하기 좋아졌습니다.

신문에 자주 사용되는 인포그래픽으로는 우선 도표형 그래픽이 있습니다. 각종 통계자료를 수치화해서 우열이나 차이를 한눈에 보여줍니다. 선·원·막대 등으로 표현합니다. 두번째는 지도형입니다. 이번 강남통신에도 지도를 이용해서 그래픽을 만들었습니다. 위성지도 활용을 활용해 현장감을 더했습니다. 세번째는 타임라인을 보여주는 연표입니다. 시간의 흐름을 한눈에 보여줍니다. 네번째는 일러스트를 활용한 방식으로 흥미성 기사에 활용됩니다. 이외에도 많은 종류가 있지만 요즘에는 여러 가지를 합쳐서 종합적인 대형 인포그래픽으로도 제작을 합니다.

처음 신문사 입사 때 통계청에서 교육하시던 분이 저에게 부탁하신 말씀이 “통계를 왜곡하지않고 신문에 있는 그대로 보여 달라”고 하던 게 생각납니다. 그만큼 인포그래픽이란 영역이 조금만 잘못해도 독자에겐 큰 혼란이 올 수 있어 세심한 기획이 필요합니다.

다시 강남통신 제작 현장 이야기입니다. 정보를 위해 2~3면은 인포그래픽으로 꾸미고 강남통신 커버 이미지는 ‘창’으로 꾸몄습니다. 사진기자가 촬영해온 개포동 재건축 예정 아파트 복도의 창에서 내려다 보이는 아파트 단지 사진이 선택됐습니다. 너무 뻔한 아파트 사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창’의 시선이 저를 잡아 끌었습니다.
전세난을 겪고 있는 세입자, 혹은 그 아파트에서 오래 살던 주민이 창 밖으로 자신이 살던 아파트를 바라보는 느낌으로 말입니다. 사진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드실 것 같습니다. 이 기회에 창문 밖 주변 풍경 한번 바라보는 거 어떠십니까. 창문 밖 풍경을 보면서 멋진 계획 많이 세우시기 바랍니다.

※이주호 기자의 ‘고민 많은 곰디(곰같은 디자이너)’는 강남통신 제작 과정과 신문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를 합니다.

강남통신 이주호 기자 zoo2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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