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도중공」한 풀겠다" 여자탁구대들보 이수자 다시 코트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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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탁구여왕」 이수자(22) 가 다시 코트에 나섰다.
73년 사라예보영광의 주역 이에리사이후 국내여자탁구의 최고 공격수로 평가되었던 이수자는「타도중공」의 한을 풀지못한채 지난2월 은퇴를 선언한 후 불과 10개월만에 끈질긴 집념으로 다시 라켓을 잡은 것이다.『세계정상을 향한 집념도 그렇고 탁구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었어요. 은퇴를 밝힌 것은 1년도 안되었지만 사실상 탁구를 못한 것은 81년 노비사드 세계선수권대회이후였으니까 공백이 너무 길었어요. 그러나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새출발을 결심했습니다.』
스칸디나비아및 핀란드오픈대회에 참가하고 돌아온 제일모직팀 훈련에 지난 19일부터 참가하고있는 이수자는 후배들과의 연습에 힘들어하면서도 무척 진지한 표정이다.
『예전에는 느끼지 못하던 긴장감이 느껴져요. 오랫동안 쉬었으니 후배들보다 더열심히 해 꼭 38회 세계선수권대회(85년4월 스웨덴)에는 다시 국가대표선수가 되어 중공을 꺾어보고 싶어요』
하루6시간의 강훈을 견디어내며 기초체력과 기본기를 다지는 이수자는 아직까지도 부상에 대한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해 정신적인 안정이 가장 큰숙제로 남아있다.
윤상문 제일모직코치는『수자가 자발적으로 훈련에 참가, 후배들보다 더열심히 노력하는것이 무척 대견스럽다. 오랫동안 쉬었기 때문에 아직 전성기의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재기의 성공여부도 반반이다. 1주일정도 연습하는 것을 지켜본 결과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수자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 전성기의 수준을 갖춘다면 양영자와 콤비를 이뤄 중공과 한판승부를 걸어볼수 있다』고 말한다.
시온여고 2학년인 78년부터 국가대표선수가 되어 국내여자탁구외 대들보로 성장했던 이수자는 81년 유고 노비사드 세계대회에서 중공의 제관향을 꺾고 개인단식 3위를 차지했으며 여자단체전 준결승에서 한국이 북한을 3-l로 꺾고 준우승을 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었다.
그뒤로 이수자는 세계대회직후부터 허리부상이 도지기 시작, 81년 스칸디나비아 오픈대회직후 훈련을 하지 못했으며 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부상악화로 출전을 포기해야만했다.
지난 2월 은퇴를 선언한 이수자는 팔목부상으로 미국에 먼저 건너간 김경자를 따라 미국에서 치료를 받아 완쾌, 지난 8월의 전미오픈탁구대회에서는 개인단식우승을 차지, 건재를 과시하기도 했다.
『쉬고있는동안 탁구에 대해 많은 것을 공부했어요. 선수시절 발견하지 못했던 제자신의 약점도 알았구요. 무엇보다도 후배들이 무척 성장한 것 같아 두려움도 느껴져요』
이수자는 내년3월에 있을 실업탁구대회와 국가대표 2차선발전에 출전예정으로 강훈을 거듭하고 있다. <임병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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