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툰 1000명 줄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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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국방부는 감축.파병연장 동의안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끝나는 대로 국무회의와 대통령 재가를 거쳐 22일 국회에 상정할 방침이라고 열린우리당 오영식 공보담당 원내부대표가 밝혔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파병 연장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자이툰부대 4진 교대가 시작되는 내년 2월부터 중반까지 병력 감축에 들어갈 전망이다. 감축 병력은 2004년 2월 국회에서 동의한 파병 병력 규모 3600여 명을 기준으로 1000명을 줄이는 것이다. 지난해 9월 파병 당시 자이툰 부대 병력은 3650여 명이었으며 감축이 완료되면 2600여 명이 된다. 현재는 주둔지 축소에 따른 편제 조정으로 3260명이 아르빌에서 평화재건 활동 중이다.

국방부가 자이툰부대의 감축과 동시에 파병연장을 국회에 요청하는 것은 현지 사정과 국제적인 분위기를 감안해서다. 윤 장관은 "이라크 중앙정부의 요청, 유엔과 국제사회의 분위기, 다국적군 동향, 한.미 동맹 등을 고려했다"며 "내년에 예정된 사업 규모와 이라크 안정화 상태, 다국적군 동향으로 볼 때 자이툰 부대의 일부 감축은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국민투표로 이라크 신헌법이 제정되고 자체 군사력과 치안전력이 양성돼 현지 사정이 안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자이툰부대가 맡았던 아르빌 지역의 재건과 치안 안정 임무가 대부분 달성돼 임무가 줄고 있다.

자이툰 부대원의 감축 문제는 2~3개월 전부터 미국 측과도 긴밀하게 협의했으며, 충분히 이해했다고 안광찬 정책실장은 전했다.

그러나 병력이 줄어들어도 자이툰부대의 경계와 방호 상태는 지금처럼 유지한다는 원칙이다. "감축 병력은 경계.경비부대보다는 의료 및 공병을 중심으로 한 민사여단과 일부 경비부대가 포함될 것"이라고 국방부 관계자가 전했다. 자이툰부대가 감축되는 대신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도 검토될 전망이다. 그는 "외국의 사례로 볼 때 우리 기업이 진출할 시기가 충분히 됐다"며 "자이툰부대가 철수하더라도 한국 기업이 현지에 남아 평화 재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자이툰부대의 완전 철수는 파병연장기간이 만료되는 내년 말 정도로 내다보고 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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