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출사표 던진 5인 미니홈피성적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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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의 미니홈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미니홈피 성적은 어느정도일까. 서울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박계동.박진.홍준표.맹형규.이재오 의원은 모두 싸이월드에 미니홈피를 가지고 있다. 방명록에 남겨진 글의 갯수로만 따지면 이재오(900개)-맹형규(330개)-박진(170개)의원의 순. 출마 선언 의원 중 가장 연장자인 이재오 의원(1945년생)이 맹형규(46년생).박진(56년생).박계동(52년생).홍준표(54년생) 의원을 제치고 가장 '젊고 활력있게' 미니홈피를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 의원들은 젊은 유권자들에게 호소하듯 일제히 "안녕하십니까? '박력' 과 '진실'을 만들어가는 종로 국회의원 박진입니다"(박진),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젊음.희망.관심과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여러분 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맹형규), "젊음이 내게 오지 않는다면, 내가 젊음에게로 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소심한 꾀는 계산을 통해 금방 그 허술함이 드러나겠지만 순수한 열정은 느리긴 해도 결국 강한 인상을 심어줄 것이라 믿습니다 "(이재오)라는 인사말로 미니홈피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다. 홈피에는 "젊은이들과 친구가 되고 싶고, 안되면 내가 다가가겠다"는 열의가 곳곳에 드러나 있다.

이에 화답하듯 방명록 글은 "돌고래 다이어트로 체중 줄이기에 성공하셨고, 폭소클럽까지 운영하시니 독일의 요시카 피셔 외무장관처럼 마라톤 풀 코스도 한번 도전하시고 완주하셔야죠. 마라톤 뛰실 때 제가 페이스 메이커 하겠습니다"(유재욱,박진 의원 홈피) "출판기념회 3시라고 동네에 플래카드 붙었던데 가서 뵐게요^^ "(정민희, 이재오 의원 홈피) 등 우호적인 분위기와 찬사 일색이다. 의원들도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찾아뵙네요. 날씨가 자꾸 추워지는데 옷 따뜻하게 입고 다니세요"(엄영훈)라고 방문객이 글을 남기면, "네. 오랜만입니다. 일촌님도 옷 따뜻하게 입고 다니시고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맹형규)라며 일일이 답글을 달고 있다.

이들 홈피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젊은 시절 흑백 사진을 싣고 있다는 점. 유학 시절의 날씬한 박진 의원, 국어 선생님을 하던 이재오 의원, 기자협회 축구대회에 나갔을 때 '맹켄바우어'로 불렸다는 맹형규 의원 등 생기 넘치던 시절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젊음이 오지 않으면 내가 간다"는 말을 실천하듯 젊음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마음만은 젊다는 사실을 빛바랜 사진으로나마 보여주고 싶은 듯하다.

어찌됐든 바쁜(?) 의정 활동 중에도 답글 달아가며 미니홈피 일촌 관리하랴, 다이어트 책 내랴 서울시장을 향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행보는 잰걸음이 될 수 밖에 없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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