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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가술술] 내년 10월부터 바뀌는 GRE (대학원 입학 자격시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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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졸업자 '비상'

미국이나 캐나다에 있는 대학원에 입학하기 위해 반드시 치러야 하는 GRE(Graduate Record Examination)가 내년 10월부터 바뀐다.

GRE를 주관하는 ETS는 2002년 10월에도 한국.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 한해 GRE의 어휘와 수리 영역 시험을 컴퓨터 시험방식(CBT)에서 지필 방식(PBT)으로 바꿨다.

시험 방식이 이처럼 자주 바뀌자 GRE를 준비하던 학생은 당혹해 하고 있다. GRE 준비생들이 자주 찾는 인터넷 사이트 '해커스(www.gohackers.com)'에서는 "한국 등 아시아권 수험생에게 불이익을 주려는 게 분명하다"는 주장까지 올라오고 있다. 새로운 GRE에는 한국 학생이 어려워하는 문제 유형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시험 시간도 길어지기 때문이다.

◆어떻게 바뀌나=ETS는 홈페이지에 새로운 출제 방식에 따른 예시 문제를 게시했다. 시험영역은 종전과 똑같다. 응시 시간은 종전 2시간30분에서 4시간20분으로 늘어난다.

언어영역은 '어휘집'을 달달 외우면 해결되던 유추나 반의어 문제가 줄어든 반면 독해가 늘어나는 게 특징이다. 현재 시험에서 문장 완성의 경우 제시된 지문에 한 개 혹은 두 개 정도의 빈칸을 채우도록 돼 있지만 새로운 시험은 최다 3개까지 채우도록 돼 있다. 지문 전체를 완전하게 이해해야 정답을 맞힐 수 있는 것이다.

지문의 출전도 달라진다. 과거엔 학술 영역의 글이 나오는 반면 출제 영역이 다양해진다. 지문을 제시한 뒤 '글쓴이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를 든 문장을 고르라'는 문항도 있고, '다음 중 지문을 가장 잘 바꿔 쓴 문장을 고르라'는 선택 문항도 새로운 출제유형이다.

한국 유학생이 상대적으로 쉽게 생각하는 수리영역에서는 도형 문제가 줄어드는 대신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학적 지식을 묻는 문제가 많아진다.

고득점을 위해서는 만점을 맞아야했던 수리영역도 까다롭게 출제되는 것이다. 예시 문제에는 미국 기업들이 예술 분야에 낸 기부금 자료를 분석하는 내용도 나왔다.

작문은 시험시간이 현재보다 15분 짧아진다. 예시 문제에서는 '가장 좋은 아이디어는 일상적인 일에 대한 열정적인 관심 속에서 나온다'는 문장을 주고 이에 대한 입장을 정해 글을 쓰도록 한다. 자신의 주장을 지지 또는 확장할 수 있는 논거를 대라는 방식이다.

논쟁 영역에서는 롤러 스케이트를 타다 사고로 응급실에 오게 되는 환자들을 분석한 통계와 보호장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의 글을 제시하고, 이 주장의 근거를 논증하는 내용이 나온다.

특히 작문 결과는 각 대학 관계자들이 열람할 수 있다. 지금까지 대학은 응시생의 GRE 성적만을 알 수 있었을 뿐 어떤 내용을 어떻게 썼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ETS 측은 "대학이 학생의 논리적인 사고력을 알 수 있게 하자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유의 사항=기존 시험을 칠지 아니면 바뀌는 시험을 칠지 먼저 정해야 한다. 국내에서 치러지는 기존 방식의 지필고사(언어와 수리 영역)는 내년 6월 10일 한 차례만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 대학원에 유학 가려는 학생은 이 기회를 놓치면 새로 바뀌는 시험을 치러야 한다. 한 달에 한 번씩 시험을 칠 수 있는 일본으로 원정을 떠나 응시하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으나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일단 2008년 2월 대학을 마치는 학생은 바뀌는 GRE를 준비해야 한다. 2007년 2월 졸업, 7월 유학 예정자들이 가장 혼란스럽다. 유학을 가는 학생들은 입학하려는 대학 측이 변경되는 GRE 시험성적을 반영하는지, 아니면 과거 GRE 성적도 받아줄지 알아봐야 한다. GRE 전문학원인 에소테리카학원 최영범 원장은 "지금까지는 4~5개월 단기간 집중적으로 대비하면 충분했으나 앞으로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언어의 경우 어휘보다는 대학원 공부에 필요한 독해 추론 능력을 키우는 데 신경을 써야하기 때문이다.

작문 시험의 경우도 출제 가능한 주제를 정해놓고 자주 써보고 첨삭지도를 받는 등 체계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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