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열 심층면접 준비 철저히

중앙일보

입력

대입 컨설팅을 하다 보면 자연계열 상위권 중 의과대학에 진학하고자하는 학생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이들 중 대부분이 대입 방향 설정 및 전략 수립에 애로사항이 많다고 호소한다. 대학 마다 내신반영방법, 기타 비교과 인정방법, 논술.심층면접 등 전형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 상담사례를 보자. 대부분 처음에는 서울소재 의과대학 2 ̄3개를 목표로 준비하다가 2학년이 되면 서울 소재 모든 대학을 목표로 삼는다. 3학년이 되면 수시에서는 전국에 있는 의과대학으로, 정시에는 의대뿐 아니라 약대.생명공학부 등으로 진로를 대폭 수정하는 등 차차 목표가 낮아진다. 최근에는 이런 경향이 점점 앞당겨져 고3 이전에 전국에 소재한 의대와 약대.생명공학부 등으로 지원 폭을 넓히고 있는 실정이다.
M외고 전교 1등으로 내신관리를 잘 해온 P양. 그러나 의과 대학에 합격하기에는 수능점수가 너무 낮았다. 수시2에 의과대학 10개, 약대 2개 모두 12개 대학에 지원했으나 결과는 마지막으로 선택한 E대 약대에 합격했다. 특목고 전교 1등의 내신성적이라면 당연히 의대에 합격할 줄 알았지만 결과는 아니었다.
간혹 중3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의과대학에 진학시키려면 내신과 수능 대비는 물론 TOEFL, 수학올림피아드 또는 과학올림피아드 같이 권위 있는 상을 준비하면 되느냐"고 질문을 하곤 한다. 그럴때 마다 나는 서울대 의대.경희대 한의대.연세대 치의예과에 동시에 합격했던 C군의 자료를 보여드린다. 그 자료 어디에도 TOEFL점수.수학 또는 과학올림피아드 수상경력이 없고, 성적 또한 예상과 달리 낮은 것에 학부모들은 놀란다. 이유는 간단하다. 다른 학생들이 수상하기 힘든 권위 있는 대회 준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때, C군은 대학마다 다른 전형기준에 맞추어 자신이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대학들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도록 준비했던 것이다.
학생 및 학부모들은 막연히 수능점수만 높으면 정시모집에서 의과대학에 합격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수능점수는 어느 정도이고 과목별 학습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고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수시모집에서는 내신과 수능 이외에 비교적 수능보다 어려운 수학.과학.영어 공부를 대학별 심층면접 시험 유형에 맞춰 철저히 해야 한다. 특히 한양대.경희대.아주대.인하대 등의 의과대학 지원자는 별도의 전공적성검사 대비도 게을리해서는 곤란하다. 다양하고 활발한 봉사활동, 리더십 그리고 수상경력 등 비교과 실적을 많이 확보해 두는 것도 유리하다. 한양대 의과대학 수시1에 응시해 합격한 Y고 내신 1등의 K군은 일반인들 사이에 'IQ 테스트'라고 잘못 알려진 '전공적성검사' 공부를 한 달 반 이상 집중적으로 했기 때문에 합격할 수 있었다. 즉 전공적성검사도 체계적으로 훈련받은 학생이 합격의 기회가 훨씬 넓다. 다시 말해 학생의 진로 선택과 입시전략 수립 때 반드시 전문가의 진단을 한 번쯤 받아 보고 수시와 정시의 선택, 그리고 그에 맞는 대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