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장군당제 11년만에 부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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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 1972년의 당굿을 마지막으로 사라졌던 서울의 남이장군당제가 11년만에 부활된다.
이번 당제는 이렇다할 축제를 찾아볼수 없는 서울에서 이를 대표적 축제로키워보려는 뜻이 담겨있다.
남이장군제 추진위원회(위원장 이문재용산구청장) 주최로 30일부터 12월2일까지 3일간 용산의 남이장군당 (용문동106) 을 중심으로 벌어진다.
남이장군당은 26세의 젊은나이에 병조판서가 됐던장군(1441∼1468년)이 간신들의 무고로 27세에 처형됐던 한강변 새남터가 내려다보이는 언덕배기에 서있다.
이번 당제가 열리는데는 향토축제협의회 (회장 유홍렬)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인위적이며 현장에서 유리된 우후죽순격인 향로축제, 관주도의 모조민속, 이에 더하여 현대오락산업의 시녀로까지 타락한 「축제」현실에 심각한 회의와 우려를 제기하면서 지난해 발족한 이협의회는다시 남이장군당제를 서울지역의 대표적축제로 육성할 것을 연구해왔다.
이 협의회에는 민속신앙·역사· 연극· 국악·무용등 각개의 전문학자 4O여명이 참가하고 있다. 그들은 축제야말로 우리의 심복에 물기를 공급하는 수파이라고믿고, 80년대가 우리의 집단적 정서였던 신명과 신바람을 되찾는 민족축제회복의 10년이 돼야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번 인천에서의 황해도 풍어제에 이어 이번 서울의 남이장부제이서 향토축제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내년엔 울산처용제· 제주도 화마자를 대상으로 작업한다.
김곤교수 (경희대·향토협의회 사무국장) 는 옛날의 당제와 당굿을 계승하면서도 그속에 있는 축제적 요소를 찾아 확장, 현대감각에 맞는 축제로 키우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용산시장을 중심으로 용산관내를 한바퀴 돌 적가부분을 현실화하고 확대시켜 축제분위기를 살린다는 각 장군의 용맹과 충성심을 재현, 현장교육화하고 충신이면서도 역모로 몰려죽는 과정에서 선악에 대한판별력을 키우며 주민들이 장군행렬에 합류케 함으로써 보는 축제에서 참여하는 축제로 발전시키려한다.
김교수는 옛날과같이 당제15일전부터 건립되는 문제, 장군과 관계된 추모민속행사를 주민스스로 재구성하는 문제같은게 앞으로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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