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터·셸」전서독대통령 회견|〃북한과의 대화노력 포기 말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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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국은 북한의 계속적인 군사도발에 직면하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운명을 훌륭하게 극복해놨음을 이번 판문점 방문을 통해 직접 느꼈습니다.
독일국민은 분단된 한 국민이 당하는 고통과 문제들을 어떤 다른 민족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한독수교 1백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한국에온 전서독대통령 「발터·셸」박사(64·사진)는 한국과 서독이 오늘날에도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한독 두 나라는 분단의 고통속에 살면서 통일의 꿈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서독인들의 동쪽을 향한 시선도 우수에 젖어 있습니다만, 한국인이 북녘을 바라보는 시선은 독일국민보다 더 절실한 것 같습니다.』
20년전 경제협력상 때, 그리고 10여년전 외상시절 한국을 두 차례 방문했던 그는 그러나 통일을 위한 주변상황은 한국이 훨씬 나쁘다고 했다.
그는 서독이 주변국가들의 양해아래 꾸준히 동독과의 대화를 펴나왔음을 상기시키면서 한국문제도 짧은 시일안에 해결하기는 불가능할지 모르나 결코 포기하지 말고 북한과의 대화 노력을 꾸준히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독일국민은 한국의 경제성장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천연자원은 부족하지만, 한가지 무진장한 부를 지니고 있습니다. 바로 인적자원, 즉 훌륭한 한국민들입니다.
그는 자신이 서독의 개발도상국 참여 재정위원회회장으로서 서독기업가들의 대한투자촉진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다짐했다.
74년부터 79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서독대통령을 지낸 그는 외상재직당시 한 독지재단의 요청으로 『황색마차를 타고』라는 노래를 취입했는데 이 노래가 전후 유럽최대히트곡의 하나가돼 복지재단에 거액의 기금을 안겨주기도 했다.

<정봉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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