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일·중공과의 격차 점점 벌어져 장신·거포없인 안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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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후꾸오까=전종구특파원】한국여자배구가 LA올림픽에선서 탈락의 쓴잔을 들었다.
예상했던 일이긴 하지만 한국은 세계정상을 다투는 중공·일본에 한수아래에 있음이 다시 드러났고 그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은 여자배구가 올림픽에 처음 채택된 64년 도오꾜대회이후 4차례나 계속 본선에 진출했고 특히 몬트리올대회서는 구기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획득, 크게 기세를 떨친바있어 이번의 완패·탈락의 쇼크가 크다.
한국여자배구의 좌절은 실력차에 비추어 피할수없는것이었다해도 경기내외적으로 적을 완전히 파악지못하고 이에 충분히 대비하지못한것도 사실이다.
아시아에서는 중공의 등장, 세계에서는 미국의 성장으로 한국배구는 점차 후퇴를 강요당하고있고 이 상태로는 아시아의 벽을 뛰어넘지도 못하게됐다.
따라서 이번 충격적인패배를 계기로 새로운 대책을 강구.
재기의 기회를 마련해야할 입장이다.
한국은 경기내용에서 현대배구의 기본요소라고할 힘과 높이에서 크게 뒤졌으며 단지 스피드만으로는 이벽을 무너뜨리기에 역부족이었다.
기관총만으로는 대포를 갖춘 상대를 제압할수가 없는것이다.
이때문에 한국은 서브·리시브·블로킹등 수비불안으로 번번이 공수부조를 초래, 결국 자멸하고말았다.
이점에서 중공의 낭평같은 거포의 발굴육성이 새삼스러울수밖에없었으며 절대절명의 시급한 과제로 부각됐다.
또 공격형 세터가 절실했다.
공격력을 극대화하기위한 필수조건이 세터에있음을 들어 현재의 세터로는 이를 충분히 뒷받침해주길 기대하는것이 사실상 무리이다.
이에대해 중공의 원위민감독은 『한국여자배구의 기량은 세계수준급이긴 하나 파워에서 뒤지는것이 흠』이라고 지적, 역시 세계적추세가 「힘과 높이의배구』를 지향하고 있음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국제경기경험의 부족 또한 여실하다.
한국은 지난5월 대표팀이 출범한이래 국제경기출전이라고는 일본NHK배대회 (6월) 및 프리올림픽(9월·미국)이 고작이었다.
이에반해 작년 뉴델리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한이후 대표팀을 과감하게 신인으로 교체한 중공은 5차례, 일본은 무려 10차레나 국제경기경험을 쌓음으로써 팀웍과 노련미를 다졌다.
특히 일본은 지난4윌 여고생 3명을 대표팁에 보강, 팀의 활성화를 꾀했으며 지난 1윌부터 2억엔(약6억엔)을 들여 유럽·남미등지를 순회하는 장기간의 해외전지훈런을 실시하기도했다.
경기외적인면 또한 마찬가지.
일본은 이대회에 대비, 지난81넌부터 주도면밀하게 준비해온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대회는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지난해8윌 동경의 환태평양 청소년대회기간에 일본이 유치했고 대회의 경기방식도 수최국의 희망대로 경기일정, 정하도록하는 유리한 규정까지 만드는등 사전공작을 펴왔다.
그러나 한국은 배구인간의 반복과 파벌싸움으로 경기력향상은 물론 국제외교에도 소홀히 해왔다.
더구나 이러한 일본의 막후공작을 전혀 알지못했고 여전히 일본의 외교우산아래 안주 (안주) 하는 태만한 스포츠외교로 일관해왔다.
한국은 이제 86년과 88년을 위해 새출발의 각오로 원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신인선수를 발굴육성해야 하며 보다 적극적인 스포츠의 외교와 정보활동을 펴나가야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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