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건강학|추위는 어떻게 이기고 어떤사람이 조심해야하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수은주가 떨어지면서 점차 겨울다운 날씨를 보이고 있다. 이번 겨울은 유달리 기온의 기복이 심할것이라는 예보이고 보면 추위에 약한 사람들은 걱정이 태산같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들 가운데는 똑같은 추위에도 잘 견디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그렇지못한 사람도 있다.이러한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것일까. 그리고 겨울이 되면 왜 일부 질병들이 악화되는 것일까. 추위의 생리학을 알아본다.
우리몸은 오랜 세월을 거쳐오는동안 웬만한 환경의 변화에도 순응하도록 훈련이 되어있다. 여름과 겨울이 섭씨30도안팎의 온도차이를 보이는데도 견디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몸의 정교한 체온조절기능 때문이다. 우리몸은 항상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는.말하자면 완전자동 냉난방시스팀을 갖추고 있다.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한다는 것은 체내에서 생성되는 생성열과 체외로 배출되는 방출열이 평형을 이루기 때문이다. 즉 날씨가 추워지면 체표면 근처의 피부혈관이 수축되고 혈액은 신체심부에 상대적으로 많이 모인다. 피부를 흐르는 혈액이 적으니 열의 발산도 적어지는 셈이다.
어떻게 이런작용이 가능할까. 이는 피부의 온도감수장치가 피부를 흐르는 혈액온도를 포착하고, 뇌속 시상하부에 있는 또다른 온도감수장치는 심부를 흐르는, 혈액온도를 포착한다. 이 정보는 합쳐져 뇌에 전달·분석되어 체온조절중추를 통해 산열기관(근육·간장등)이나 방열기관 (땀샘이나 피부혈관등) 에 산열. 또는 방열량을 조절하도록 명령하는 것이다.
결국 피부온도와 외기온도의 차이가 클수록 산열량은 많아지는 것이다.
이러한 체온조절기능이 완전하게 유지되는 한 상당한 추위에도 견뎌내지만 이 기능에 이상이 있으면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이다.
술취한 사람에게 많은 동사라는 것도 앝콜에의해 중추기능이 마비 내지는 약화되는데다 피부혈관은 오히려 확장돼 방열량이 가중되고 한랭감각도 상실되기 때문에 일어난다. 또 겨울산행에서의 조난사도 극단적인 피로·공복·졸음이 겹친데다 체온까지 잃는때문이다.
겨울철에는 기초대사량이 여름보다 높아지는 것도 겨울을 이기기 위한 조물주의 섭리라고 볼수있다.
기초대사량이란 가만히 누워있을 때의 에너지. 즉 생명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각성시 에너지량으로 봄·가을에비해 여름은 5%정도가 낮고 겨울에는 5%정도가 높아진다. 따라서 겨울은 여름보다 10%쯤 높아지는 셈이된다.
이것은 기온이 낮으면 체온유지를 위해 열생산을 많이 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신진대사가 항진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으로 에너지의 생산량이 그만큼 더 많아지게 된다.
겨울에 고칼로리·고단백질 식품을 많이 먹도록 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흔히 단백질은 섭취한 열량의 3분의1이 직접 체온에 관여할 정도로 보온에 미치는 영향이 크며 이밖에 비타민C도 한랭저항성을 높이는데다 혈압안정에도 기여한다고 알려져 많이 권장되는 영양소의 하나다. 그래서 심장병이 악화되고 뇌졸중으로 쓰러지는 사람이 많아진다. 또 위장과 신장운동이 항진되므로 소변이 많아지고 신장이 과로하게 되므로 신장병·신경통을 악화시키게 만든다. 한편 추위를 느끼는 정도는 지방층의 두께와 종류. 성격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지방층이 두껍다는 것은 열에대한 전도도가 낮다는 의미로 에너지가 밖으로 빠져나가기 힘들고 외부의 열이 안으로 전달되기도 어렵게된다. 여자가 남자에 비해 섭씨1도정도의 적응폭이 넓은것도 피하지방층의 두께때문이라고한다.
지방층은 얇더라도 성격이 급하거나 히스테리가 심한 사람은 추위를 잘타지않는 것으로알려져있다. 이런 사람은 일반적으로 부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양이 많아 이로 인해 혈관이 수축되면서 열손실이 적어지는것이다.
사람에 따라 추위에 약하고 강한 차이는 있을수 있으나, 또한 견뎌낼수 있도록 되어있기때문에 날씨가 춥다고 행동이 소극적으로 되어서는 신체의 대사마저 약화되기 때문에 더욱 추운 겨울을 보내게 된다. 결국은 단백질등의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고 활동적으로 일하는 평범한 진리가 겨울을 이기는 지혜가 되는것이다. <신종오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