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소문 들었어?”는 이제 그만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뉴스위크] 직장에서 관리자가 해선 안 되는 말 5가지

기업의 세계에선 소문이 끊임없이 양산된다. 그러나 관리자는 이런 소문을 퍼뜨려선 안 된다.

완벽한 세계에선 관리자가 심한 압력을 받아도 침착하며, 부하 직원들에겐 영감을 주고, 언제나 적시에 바른 말을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선 절대 그렇지 않다. 조직 관리는 결코 쉽지 않다. 부하직원, 임원, 고객, 그리고 그 사이의 모든 사람은 예측이 불가하게 반응한다. 또 어려운 상황은 언제나 더욱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가 발끈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부적절한 말을 불쑥 내뱉기 쉽다.

나도 관리자로서 그런 경험이 많다. 그런 뒤 나중에야 “그렇게 말해선 안 되는데”라고 후회하게 된다. 부하 직원에게 “자넨 별로야!”라는 말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고 반드시 그렇게 되진 않는다. 그런 심한 말이 일상적인 사무실 수다처럼 들릴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리더로서의 권위와 유효성이 손상될 수 있다. 관리자가 조심해야 할 몇 가지 발언을 살펴본다.

1 “우리 보스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라”

부하직원이 당신에게 가끔 실망할 수 있듯이, 당신도 당신 보스에게 실망할 때가 분명히 있다. 대다수 관리자는 주로 직속 부하직원을 상대하기 때문에 그들과 똑같이, 아니면 한술 더 떠서, 더 높은 상사를 향한 불만을 늘어놓기 쉽다.

그러다 보면 당신 보스의 지시를 팀에 전달하면서 “왜 이런 일을 시키는지 모르겠지만 이게 우리 보스가 원하는 거야”라고 말하게 된다. 또 회사의 새로운 정책을 발표할 때는 “보스가 왜 이게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보스가 만들어낸 최신 규칙은 이래”라고 말하게 된다.

문제는 당신이 당신의 보스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팀원들이 느끼기 시작하면 그들도 당신을 따라 회사에 똑같은 의심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회사의 사명이나 리더십을 신뢰하지 않는 직원은 결국 불만을 품고 다른 직장을 찾게 된다.

보스에게 좌절하는 건 얼마든지 괜찮다. 사실 모두가 직장 상사에게 실망한다. 그러나 부하 직원에게 그런 감정을 표하는 것은 결코 괜찮지 않다.

2 “그 소문 들었어?”

기업의 세계에선 소문이 끊임없이 양산된다. 직원들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지난밤 회식 자리에서 일어났다는 (대부분) 근거 없는 이야기를 퍼뜨린다. 또 누가 승진할 것이라고 속삭이고, 정리해고가 임박했다고 소곤거린다. 하루가 멀다 하고 끔찍한 새 규정이 도입될 것이라거나 다른 부서의 보스가 자기 팀을 헐뜯는다는 소문이 떠돈다.

관리자는 이런 소문을 퍼뜨려선 안 된다. 특히 부하직원에겐 그런 소문을 전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소문을 이야기하면 더 윗사람이 금방 알게 될 뿐 아니라 팀원들에게도 사무실에서 그런 가십이 용인될 뿐 아니라 심지어 장려된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

3 “그 고객 때문에 돌아버리겠네!”

부하 직원이 고객에게 전화로 호되게 당해 당신에게 도움을 청하면 관리자로서 당신은 이런 반응을 보이기 쉽다. “어휴, 또 그 고객이야? 우리가 모든 일을 제쳐두고 자기를 도와야 한다고 생각하다니 말도 안 되잖아? 그는 우리에게 대수롭지 않은 고객 중 하나일 뿐인데 말이야.”

이런 식의 감정 표출은 당신과 부하직원 사이의 유대감을 돈독하게 해줄 수는 있다. 함께 고객을 비웃고, 그 고객이 얼마나 망상이 심하고 요구가 많은지 이야기하며 서로 위안을 삼을 수 있다. 그 고객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 당신과 부하 직원은 뻔하다는 눈길을 서로 주고받으며 눈을 굴린다. 재미도 있고 그 고객을 상대하면서 함께 느끼는 좌절감을 완화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동시에 당신이 고객 서비스를 진지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하게 된다는 점을 명심하라. 그 고객이 정성 어린 서비스를 받을 자격이 없는 ‘또 다른 고객’일 뿐이라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고객의 문제를 하찮게 생각한다는 사고방식을 보여주면 부하직원은 자신도 고객을 그런 식으로 대해도 괜찮다고 생각하게 된다. 팀원에게 고객의 문제를 파악하려고 애쓰거나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셈이다.

리더는 고객 서비스의 완벽한 본보기가 돼야 한다. 부하직원이나 고객에게 그런 모범을 보이기 위해 솔선수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4 “그가 일을 완전히 망쳤어”

중요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거나 마감일이 닥치면 사무실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그때 누군가 당신의 일에 방해를 놓으면 땅이 꺼지게 한숨을 쉬며 그를 탓하기 쉽다. “그는 제대로 하는 일이 없어.” 상사와 부하직원 등 들어줄 수 있는 누구에게나 그렇게 말하게 된다.

그러나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당신의 불평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평을 받는다. 누가 잘못했든 그 장본인을 직접 다루는 것이 관리자의 임무다. 그가 다른 부서 직원이라면 그의 직속 상사에게 이야기해 처분을 맡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 팀은 당신이 문제의 근원을 해결할 생각이 없고 단지 불평만 늘어놓고 싶어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5 “내 일이 정말 싫어”

뻔한 이야기이지만 관리자 역할은 쉽지 않다. 임원들은 당신이 맡은 팀의 목표 달성을 밀어붙이라고 압력을 가한다. 또 팀으로부터도 영감을 주고 솔선수범하는 상사가 되라는 압력을 받는다. 그뿐이 아니다. 성격과 일하는 방식이 가지각색인 직원들을 이끌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어떤 날은 그런 좌절감을 털어놓고 싶어진다. 그래서 보스에게, 동료 관리자에게, 부하직원에게 하소연을 늘어놓는다. “관리자가 되는 건 최악이야!”라고.

그러나 관리자로서 자신의 일을 혐오한다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면 어떤 부서에서든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보스는 당신을 리더십 연수 프로그램에 추천하기를 망설이게 되고 팀원들은 당신의 능력과 의욕을 의심하게 된다. 당신도 자신의 일이 싫다고 떠들어대는 보스를 존경한 적이 있는지 생각해 보라.

좌절감이 쌓이면 회사 직원이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에게 털어놓는 게 좋다. 아니면 진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다시 찾으려고 노력하라. 하지만 자신이 몸담고 있는 직장 안에서 일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선 안 된다.

리더로서 반드시 옳은 이야기만 할 수는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직장에서 그런 적절치 못한 심경 토로를 자제하면 앞날이 더 밝아질 수 있다.

[필자 애버리 오거스틴은 미국 전자회사의 관리자로 일한다.]

글=애버리 오거스틴, 번역=이원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