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 "지키는 야구로 일본 잡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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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일본 지바 롯데를 우승으로 이끈 이승엽(오른쪽)이 삼성 선동열 감독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기러 왔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이 일본 야구의 심장 도쿄에 왔다. 아시아 왕중왕을 가리는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10~13일)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삼성 선수단은 7일 오전 대구에서 훈련을 마치고 서울로 이동했고, 8일 오전 비행기로 일본에 도착했다.

선동열 감독은 이날 오후 공식 인터뷰에서 "삼성은 선배들이 솔선수범하고 모두가 열심히 하는 토털 베이스볼을 한다. 우리가 지바 롯데에 비해 열세라지만 야구는 의외성이 있는 경기고 충분히 준비했기 때문에 우승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선 감독은 또 "어느 선수가 활약을 해줄 것 같으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권오준과 오승환이다"라고 대답했다. 두산과의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했던 말과 같은 내용이다. 그만큼 삼성의 불펜투수진을 믿고 있고, 자신의 '지키는 야구'가 일본과 대만을 상대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지바 롯데 보비 밸런타인 감독은 "야구가 최고의 스포츠인 일본에서 아시아 각국의 좋은 이벤트가 될 것이다"라고 운을 뗀 뒤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로 주저 없이 이승엽을 꼽았다. 밸런타인 감독은 "이승엽은 한국에서 뛰어난 활약을 했고 지바 롯데의 우승에도 큰 기여를 했다. 한국선수들을 상대로 잘해왔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도 잘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두터운 신뢰를 나타냈다.

한편 이날 오후 훈련을 마치고 간단한 인터뷰에 응한 이승엽은 "도쿄돔은 좌우 펜스가 멀지 않아 힘들이지 않고도 좋은 타구가 나온다. 또 이번 대회 공인구가 반발력이 좋아 홈런이 많이 나올 것"이라며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홈런으로 이번 대회를 장식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이승엽은 또 "돔구장 경험이 없는 삼성 선수단이 감각적으로 적응하는 데 애를 먹을 것"이라며 친정팀 삼성의 돔구장 적응을 걱정했다.

현지에 도착한 삼성 선수들은 오후 휴식을 한 뒤 오후 7시부터 조직위 주최의 리셉션에 참가했다. 이날 행사에서 이승엽은 오랜만에 만난 삼성 옛 동료, 코칭스태프와 반갑게 인사했다.

도쿄=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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