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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문 열린 농산물 시장 … 친환경이 경쟁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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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박성직
(사)전국친환경농업협의회
회장

지난해 11월 10일 한국과 중국은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공식 선언했다. 주요 결과를 보면 전체 농산물 1611개 중 초민감품목은 36.1%, 민감품목은 27.4%, 일반품목은 36.6%로 분류하기로 합의됐다. 일반품목은 10년내 관세가 철폐되고, 민감품목은 10년부터 20년 이내 관세가 철폐된다.

 주요 농산물중 양허 제외된 대표적인 품목은 우유, 계란, 사과, 배, 쌀, 포도, 감귤, 감, 딸기 등 과실 및 채소류다. 양허 제외란 우리나라 농산물 보호를 위해 관세철폐 및 관세감축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올부터 쌀시장이 전면 개방되는 등 점차적으로 농산물과 식품의 수입이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 채소와 과실류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우리 농산물의 경쟁력은 어디에 있을까? 바로 안전성에 있을 것이다.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방사능 유출, 농약 문제 등의 이유로 수입 농산물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들도 농산물을 구매하기 전 원산지는 어디인지, 어떤 농법으로 재배됐는지 등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구입하는 등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세계적인 트렌드와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국내 농산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격도 중요하지만 품질과 안전한 농산물 공급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안전하고 우수한 품질, 바로 친환경농산물이 해답이 될 수 있다. 소비자들의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를 유지하고 구매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인식전환과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신뢰가 구축되어야 한다.

 먼저 친환경 농업이 단순히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을 줄여 건강에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 뿐 아니라 지력(地力)을 보존하고 자연생태계를 복원하는 과학 영농이며 지구를 살리는 지속가능한 농업이라는 점을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인식해야 한다.

 근래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중앙회 등에서는 소비자와 생산자가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자인 농민에게는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를 통해 품질 좋고 안전한 친환경농산물 생산에 전념할 수 있도록, 소비자에게는 신뢰와 싱싱한 농산물을 시중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꾸러미 사업과 로컬푸드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유기농산물을 비롯한 친환경농산물이 안전한 먹거리이며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유기 농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함으로써 경쟁력 확보와 농산물 시장 개방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위기는 기회라고 한다. 시장개방으로 수입산 농산물이 무차별적으로 수입돼 국내 농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를 계기로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높이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안전한 농산물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박성직 (사)전국친환경농업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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