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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FA 몸부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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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한국시리즈가 끝난 지 2주가 지났지만 프로야구는 자유계약선수(FA)들로 여전히 뜨겁다. 수십억원이 오가고, 팀의 운명이 엇갈리는 FA 계약은 스토브리그의 꽃이다. FA 풍속도도 해가 갈수록 달라진다. 올해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 지렛대=정수근은 2003년 11월 최연소 FA(당시 26세)라는 프리미엄을 앞세워 롯데와 6년간 총액 40억6000만원이라는 깜짝 계약을 했다. 지난해 박진만이 삼성으로 옮기면서 내세운 기준은 정수근이었다. 그는 "최소한 정수근보다는 많이 받아야겠다. 나도 28세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해 결국 4년 총액 39억원(옵션 포함)을 받았다. 이런 '지렛대 원리'는 올해도 적용되고 있다. 장성호(28.사진(上))와 박재홍(32)의 비교대상은 박진만이다. 박재홍은 지난달 31일 SK와의 협상에서 "박진만보다 1억~2억원은 더 받아야겠다"고 요구했고, 장성호도 비슷한 입장이다.

◆ 계약기간이 우선=올해 최대 화두는 계약기간이다. 대체로 나이와 상관없이 4년 계약을 요구하고 있다. 노장들은 은퇴 준비를 위해, 젊은 선수들은 FA 재대박을 노리기에 적당한 기간이다. 위재영(33)은 SK와의 면담에서 4년간 연봉 2억원을 제시했고, 양준혁(36)은 삼성에 3년, 송진우(39)는 한화에 3년 계약을 요구했다. 이들은 계약 총액보다 '생명 연장'을 위한 장치 마련에 총력을 기울인다. 장성호.박재홍 등은 4년 계약을 주장하고 있다. 얼마 전만 해도 FA 계약은 퇴직금 정도로 여겨졌지만, 송진우.양준혁 등이 두 번째 FA 권리를 얻는 등 마흔 살 가까이 현역으로 뛰는 선수들이 늘어나자 4년 뒤 상황까지 머릿속에 넣고 있는 것이다.

◆ 재료보다 수급=올해 FA 시장은 대상자가 많아 상당히 움츠러들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FA 영입전이 시작되자 이들의 호가는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이는 각 구단의 외국인 선수 수급과 궤를 같이한다. 내년 시즌 8개 구단 대부분이 외국인 선수 2명을 모두 투수로 메울 계획을 세우고 있다. 따라서 박재홍.장성호.송지만(32.사진(下)) 등은 타선 보강을 원하는 팀이라면 어디라도 갈 수 있다.

김식 JE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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