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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흥군 관산면방촌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장흥에서도 지방도롤 따라 60여리를 더 간다. 관산에서 나지막한 고개를 넘어 10여리 벌판 건너 천관산을 바라보며 푸른 대숲에 묻힌 평화로운 마을을 만난다.
장흥군관산면방촌리一.
방촌은 우리나라 장흥 위씨의 본고장이다. 2천여년을 두고 위씨들이 터전을 지킨 이마을은 오늘도 2백여호 위씨일가가 처마를 맞대고 산다. 2백50여년전 호남실학의 큰별 존제 위백규를 낳은 마을이기도 하다. 비봉포란의 명당으로 전해온다.
마을 맨 위쪽에 자리잡고있는 존제의 생가에는 그의 직계7대손인 위계환씨(61)가 집을 지킨다. 존제의 아버지 영이제 문덕은 집 뜰아래 샘가운데로 백룡이 내려오는 꿈을 꾸고 존제가 낳았다는 전설을 남졌다.
생가에는 존제를 학문을 닦던 글방이 그대로 보존되어있는데 벽장속에는「존제집」「환영지」등 그의 저서와 책을 찍어낸 본판들이 간직돼 옛사람의 체취를 느끼게한다.
마을에서 건너다 보이는 산이 7백고지의 천관산. 산세가 자못 수려해 「관산팔경」을 품고있다. 이곳에는 존제가 자주 찾아 머물며 공부했다는 장천제가 있다.·
어릴적 이곳서 공부하던 존제는 빤히 건너다 보이는 집을 그리워하며 『방촌이 가방촌이요, 태평이 불태평이다』고 마을과 아명(태평)을 빌어 심사를 토로했다는 얘기가 전해지기도 한다.
동네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존제가 생전에 차를 즐겨 마셨다던 다산정사란 집터가 있다. 이곳은 차나무가 주위 산에 많이 있다하여 그렇게 불렀다는것.
다산정사뒤로 제사때 영을 불러들인다는 「존제 위선생의 단비」가 있고 그뒤로 2백m쯤에 위문의 묘들이 즐비하게 자리한 양지바른곳에 존제의 무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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