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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 36kg 대형 운석 81개 발견" 장보고기지 1년 성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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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남극 장보고과학기지에서 300km에서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무게 36kg의 운석. 국내 연구진이 남극에서 발견한 운석 중 가장 크다.[사진 극지연구소]

지난해 12월 하얀 남극 설원 위로 예사롭지 않은 검은색 돌멩이가 발견됐다. 높이가 20㎝에 이르는 돌멩이는 무게가 36㎏에 달했다. 지구에 떨어지는 운석 중 80%가 남극에서 발견되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온 연구진은 대번에 운석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기지로 돌아와 분석해 보니 실제 운석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와”하고 환호성을 질렀다. 한국이 남극에서 발견한 운석 중 가장 큰 것이기 때문이다. 박창근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태양계 초기 물질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시료로 활용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는 장보고 과학기지 준공 1년을 맞아 지난 한 해 성과를 11일 공개했다.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는 지난해 2월 세워졌다. 그동안 한국은 1988년 남극 킹조지섬에 세종과학기지를 세우고 ‘해양연구’에 주력해 왔다. 이번 장보고기지는 남극 대륙에 처음으로 지어져 운석과 화산, 빙저호(빙산 아래 호수) 등 ‘대륙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기 월동대원 16명들은 지난해 2월 들어가 올해 1월 2기 대원들과 교대했다.

장보고기지 연구팀은 지난해 기지로부터 300㎞ 떨어진 ‘엘리펀트 모레인’ 지역에서 대형 운석 81개를 발견했다. 운석 연구 결과는 8월 국제운석학회에 발표될 예정이다.

또 지난 1월에는 남극의 3대 활화산으로 꼽히는 멜버른에서 25년 만에 가스가 분출되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국내에서 활화산 연구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제는 남극 연구를 통해 지진 예측이나 화산 활동 과정을 본격적으로 연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장보고 기지 반경 400km 이내에 5개 빙저호도 확인했다. 빙하와 육지 사이에 있는 빙저호는 새로운 미생물을 발견하거나 퇴적물을 이용해 고대 기후를 복원하는데 사용된다.

장기적으로는 남극점 진출을 위해 독자로 2000㎞에 달하는 ‘코리안 루트’도 개척할 예정이다. 이미 중국과 일본도 내륙 기지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장보고 과학기지 관계자는 “남극은 자원영토, 과학영토를 확장해 나가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개척해야 할 핵심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세종=김민상 기자 step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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