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품 김치] "좋은 김치 비결은 결국 좋은 재료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부산대 김치연구소 박건영(55.식품영양학과 교수.사진) 소장은 20년 가까이 김치의 숨겨진 효능을 파헤쳐온 김치 전문가다.

그가 한마디할 때마다 한국의 김치는 건강 기능성을 하나씩 더 추가했다. 김치를 습관적으로 식탁에 올리는 밑반찬에서 항암.항산화 식품으로 격상시킨 것이다.

중국산 김치의 납.기생충 알 검출로 심기가 고르지 않을 성싶은 그에게 "요즘 심정이 어떠냐"고 물었다. 예상외로 "한국 김치산업의 기초를 다질 수 있는 좋은 계기"라며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그는 이번 중국산 김치 파동을 "한국과 중국의 음식문화, 재료의 품질, 물, 위생 관념 등의 차이에 의해 발생한 일"이며 "인분을 비료로 쓸 경우 기생충 알이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박 교수와의 일문일답.

-김치를 연구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1985년 한국영양학회지에 실린 짜고 매운 김치가 위암의 원인이 된다는 국내 연구 논문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배추 등 녹황색 채소.양념.배추에 든 유산균은 암을 예방하는 데 반해 소금.고추는 위암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였다.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식품인 김치에 씌워진 혐의(발암식품 가능성)를 내가 벗겨주고 싶었다."

-김치에 니트로소아민이란 발암물질이 들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이와 관련해 나 자신이 많은 연구를 했다. 배추 재배시 비료의 질산염이 배추에 일부 오염되는(700~2500ppm)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질산염은 발효 도중 아질산염으로 바뀐다. 잘 익은 김치의 질산염 농도는 1.6ppm 정도에 불과하다. 아질산염은 그냥 둬도 대부분 날아가지만 일부 남은 것이 멸치젓갈에서 유래된 2급 아민과 결합, 발암 물질인 니트로소아민이 생성되는 것이다. 니트로소아민의 생성량은 다행히도 김치의 유산균, 비타민 C.E 등에 의해 크게 억제된다."

-좋은 김치는 어떤 것인가.

"좋은 재료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 배추보다는 유기농 배추를 사용하고 다른 재료도 품질이 우수한 것을 써야 맛.기능성.보존성이 좋아진다. 김치는 발효 식품이므로 유산균의 종류,저장 온도, 제조방법도 중요하다. 적당히 익은 김치가 영양소도 풍부하고 건강 기능성도 최고다."

-요즘엔 김치를 싫어하는 어린이가 많은데.

"다른 먹을 것이 많고 반찬도 종류가 많아져서 그렇다고 이해한다. 과거엔 하루에 300~400g의 김치를 먹었으나 이제는 80~120g가량 섭취한다. 아이들의 입맛에 맞춰 덜 맵고, 덜 짜고, 약간 달콤한 김치의 제조도 필요하다고 본다."

박태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