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샤오핑 손녀사위, 동양생명 인수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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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덩샤오핑(鄧小平) 전 중국 국가주석의 손녀사위가 회장으로 있는 중국 안방(安邦)보험그룹이 동양생명 인수에 나섰다. 인수에 성공할 경우 중국 자본이 한국 보험사를 인수하는 첫 사례가 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양생명 최대주주인 보고펀드는 안방보험과 동양생명 경영권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매각 대상 지분은 보고펀드가 보유중인 동양생명 지분 57.5%(6191만주)다. 보고펀드는 2006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동양생명 지분을 매입했다. 안방보험은 덩 전 주석의 손녀사위 우샤오후이(吳小暉)가 회장으로 있는 회사다. 2004년 설립된 신생 보험사지만 지난해 10월 미국 뉴욕 맨해튼의 최고급 호텔 ‘워도프아스토리아’ 인수에 성공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당시 매입액은 19억5000만달러(2조1200억여원)였다.

 업계에 따르면 보고펀드와 안방보험은 주당 2만원 수준에서 매각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건대로라면 동양생명 지분 가액은 1조2000억원대에 이른다. 안방보험은 지난해 11월에도 우리은행 매각 입찰에 단독 응찰하는 등 한국 금융시장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당시에는 경쟁입찰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우리은행을 인수하지 못했다.

 신창훈 보고펀드 이사는 “진행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해줄 수는 없다”며 “다만 이미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지분 매입이 확정되면 인수 계약이 체결되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쳐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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