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 기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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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KAL기가 피격된 곳은 소련의 사할린섬·캄자카반도 인근. 소련당국의 중감시를 받는 군사지역으로 외국인들에게는 접근이 전면 금지되어 있다. 따라서 이지역 상공부근을 비행하는 민간여객기는 항로·고도·위치등에 매우 민감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므로 지상관제소와의 교신이 세계의 어느 다른 항로에서 보다도 많아지게 된다고 항공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한편 미국의 군사소식통들에 따르면 KAL기가 지나쳐 온 것으로 알려진 캄차카반도에는 소련의 잠수함기지인 메트로 파블로프스크와 대륙간 탄도탄(ICBM)기지들이 있다는것.
또 길이가 1천km인 사할린섬에는 소련의 육·해·공군 주요기지들이 집중되어 있다. 공군기지만 3개나 되며 주둔병력은 2만명. 특히 사할린 군사기지들은 전쟁이 일어날 경우 태평양지역으로의 발진이나 일본근해의 좁은 해로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하는데 매우 긴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할린에는 또 소련의 극동지역 에너지원인 유전이 상당수 개발되었으며 인근 연안해저 유전 시추작업도 최근 일본의 기술참여로 진행되고 있다.
사할린과 캄차카반도는 인구가 매우 적은 편이나 외국인은 물론 소련인들 조차도 통행이 제한되어 있는 등 소당국이 군사시설에 대한 보안유지에 매우 민감한 신경을 쓰고있다.
이와함께 사할린과 캄차카반도 사이에 위치한 크릴열도 또한 핵탄도미사일 잠수함(SSBN)및 미그-21, 23기등 최신예 무기들이 집중 배치된 지역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련은 이 지역의 군사시설을 통해 미국의 알래스카 및 일본 북해도지역에 대한 매우 밀접한 감시활동을 펴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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