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세 부모 아이가 태어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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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아이의 유전자는 부모로부터 온다. 그러나 이르면 내년부터 부모 외에도 제3자로부터도 받는 이른바 '세 부모'를 둔 아이가 태어날 수도 있다.

영국 하원이 3일(현지시간) 세계에서 최초로 이런 체외수정을 허용하는 관련 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아이의 유전질환을 피해야 한다”,“유전자 조작을 통해 맞춤형 아이를 양산되는 길을 열 것”이라는 찬반 양론이 맞섰으나 찬성 의견(382표)이 반대(128표)를 압도했다. 상원의 표결을 남겨뒀지만 통과될 것이란 게 영국 언론의 전망이다.

이번에 허용된 세 부모 체외수정은 미토콘드리아에 결함이 있는 경우다. 미토콘드리아 이상이 있는 여성의 난자(혹은 수정 후 8주까지인 인간배아)에서 핵만 추출해서 핵을 제거한 정상 난자(인간배아)에 결합시키는 방식이다. 난자의 경우엔 이후 체외수정을 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자체 DNA가 있는 세포 내 소기관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문제가 있으면 근육 질환을 앓게 된다. 미토콘드리아가 2만여 개의 유전자 중 37개(0.0019) 정도만 담당한다는 점에서 과학자들은 "엄밀하게는 세 부모가 2.001 부모 체외수정"이라고도 말한다.

법제화가 마무리되면 이르면 내년부터 이 방식에 의한 아이가 태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등 여타 국가들도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종교계에선 강력 반발 중이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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