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가이드] 혼다 '레전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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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일본 혼다의 모테기 서킷에서 레전드를 시승한 후 혼다 측이 '운전의 즐거움을 극대화한 차'라고 자랑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됐다. 레전드는 특히 코너링을 할 때 감탄이 절로 나왔다. 시속 160㎞ 속도로 급커브를 도는 데도 차체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았다. 코너를 돌 때 차체가 한쪽으로 쏠리거나 회전하는 것을 자동제어해주는 컴퓨터 시스템을 장착한 혼다의 신기술 덕분이다.

엔진성능이나 소음방지도 탁월했다. 시동을 걸고 엔진의 힘을 극대화하는 파워 스위치를 작동하자 혼다 특유의'윙'하는 엔진 소리가 살짝 들려왔다. 액셀을 힘차게 밟자 엔진회전수(rpm)가 6000을 넘어가면서 2단 기어에서 시속 100㎞가 나왔다. 300마력을 내는 3.5ℓ 엔진을 단 이 차는 네 바퀴에 독립적인 서스펜션과 구동력을 전달하는 새로운 사륜 구동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시속 160㎞를 달리는데도 외부 바람소리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승차감은 독일차에 비해 부드럽지만 도요타 렉서스보다는 딱딱한 편이다. 실내 마무리는 고급스런 느낌을 주는 가죽시트와 나뭇결 장식이 장착됐다.

야간에 육안으로 보기 힘든 보행자나 동물의 위치를 음성과 화면으로 알려주는 '인텔리전트 나이트 비전', 카메라로 차선을 읽어 졸음 운전을 해도 차선을 유지시켜주는 장치와 레이더로 앞차와의 간격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차량간격제어장치(IHCC)는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는 첨단 옵션이다.

레전드는 연비를 좋게 하기 위해 차량 무게를 100㎏이나 줄였다. 알루미늄으로 차체를 만들고 구동력을 전달하는 중심축을 기존 철강에서 카본으로 바꾼 것이다. 일본에서 '올해의 차'로도 선정되기도 했다. 이 차는 내년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된다. 가격은 6000만원대.

도쿄=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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