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신용카드 + 펀드' 상품 수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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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국내에서 직접 개발한 금융상품이 선진국으로 수출된다.

도이치투자신탁운용 한국 법인은 25일 신용카드와 적립식펀드를 결합해 최근 개발한 '스펜드 앤 세이브(Spend & Save) 비자카드'를 일본.싱가포르.홍콩.독일.스페인.이탈리아 등에 수출한다고 밝혔다. 각국 유력 금융회사의 상품을 수입해 파는 건 흔하지만 토종 상품을 수출하는 건 드문 사례다.

도이치투신의 신용일 사장은 "일단 각국에 진출한 도이치투신 법인이 현지 법규에 맞게 상품을 손질해 소비자들에게 내놓게 될 것"이라며 "상품의 독창성에 해외 금융전문가들도 무릎을 칠 정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도이치투신이 9월 초 선보인 이 카드는 고객이 SC제일은행에서 도이치투신의 펀드를 가입하면서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면 이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쌓이는 포인트(사용액의 1%)를 현금으로 바꿔 달마다 적립식펀드에 넣어준다. 월 15만원씩 펀드에 들었다면 카드로 연간 1500만원을 썼을 때 한 달치 펀드 납입액인 15만원을 덤으로 받게 되는 것이다.

이 상품은 포화상태에 이른 카드시장에서 마침 불어닥친 적립식펀드 열풍을 결합해 새로운 틈새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은행은 고객이 이 상품을 주(主)카드로 이용해 좋고, 도이치투신은 펀드를 팔아 이익이고, 고객은 재테크에 도움이 돼 일석삼조라는 것이다.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상품 출시 후 적립식펀드로 들어오는 돈은 하루 10억원에 이르고 있으며, 한달 만에 20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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