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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화상입은 여성 170차례 성형수술로 얼굴회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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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송미씨가 한참 수술을 받던 중인 4년전의 사진(왼쪽)과 최근의 사진

북한의 주간 영자신문 평양타임스에 최근 8년간 170차례 수술 끝에 과거의 얼굴을 되찾은 북한 여성의 이야기가 실렸다. 북한 선전 사이트인 ‘내나라’는 지난달 24일자 평양타임스에 실린 북한 노동자 임송미(27)씨의 이야기를 게재했다. 얼굴에 화상을 입어 고통을 겪던 임씨가 평양 조선적십자병원에서 8년간 치료 끝에 본래 모습을 되찾았다는 스토리다.

북한은 임송미씨가 수술을 받던 4년전 모습과 지금 모습을 나란히 배치한 사진을 실으며 변화된 모습을 강조했다. 당시 임씨를 치료했던 조선적십자병원 임현단(여) 성형외과장은 “눈과 입술이 녹아내리고 코가 타버려 부분밖에 없는 모습이었다”며 “20년 경력에 그런 모습을 본적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치료 후 최근 사진에서 임씨는 눈, 코, 입의 형체가 자연스럽게 복구됐다.

평양타임스에 따르면 임씨는 19살때인 2006년 9월 평안북도 대관군의 공장화재로 얼굴에 화상을 입었다. 삶을 포기하려던 순간 공장 초급 당비서의 권유로 12월 평양 조선적십자병원으로 치료를 받으러 갔다. 당시 성형외과를 맡고 있는 임 과장은 “원상회복 불가능”이라는 판단을 하면서도 “그녀의 남은 삶이 얼마나 끔찍할 것인가”라는 생각에 치료에 매진했다고 한다.

임씨를 수술한 임현단 성형외과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임송미씨에게 거울을 보여주고 있다.

처음에는 그녀는 눈 주위가 불타 눈꺼풀이 사라져 시력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고 코와 입이 녹아내려 숨을 쉬기 어렵고, 식사도 몇시간씩 걸렸다. 임 과장은 우선 임씨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수술을 실시하고 조금씩 그녀를 원상태로 돌려놓기 위해 시술을 시작했다. 평양타임스는 임 과장이 매년 6개월 이상씩 그녀의 수술에 매달리며 8년간 그녀를 돌봤고 임 과장의 남편과 동생도 함께 그녀의 재활을 도왔다고 전했다.

북한은 임씨의 인터뷰를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북한 의료기술의 우수함과 보건제도를 선전하는 소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임씨는 “외국에서는 피부 재생이 얼마나 비싼지 알고 있다”며 “나는 170차례 시술을 받는 동안 돈을 지불하지 않았고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22일에도 노동신문을 통해 임송미씨의 사연을 공개하는 등 수 차례에 걸쳐 임씨의 사연을 체제 선전으로 활용하고 있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사진=평양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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