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상, 세계수준과는 까마득….. 88올림픽서 망신 안당할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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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메인스타디움에 영광의국가를 울리자』.이것은 올림픽에 참가하는 모든 국가의 최대목표다. 올림픽 주최국으로서는 더 말 할 나위가 없다. 「메인스타디움의 국가」란 곧 올림픽의 정수라 할 육상의 금메달을 말한다. 그만큼 어떤 종목보다도 육상은 올림픽에서 큰 가치를 지닌다.
미국·소련등 세계육상의 소수 강국들을 제외하면 국가(금메달)까지는 못 되도 국기만이라도 휘 날릴 수 있기를 열망한다. 동메달이상의 입상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88년 서울올림픽을 불과 5년 앞둔 한국육상의 현주소는 여전히 참담, 잠실메인스타디움엔 국가는 커녕 태극기가 단 한번도 게양되기 어려운 절망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
76년 캐나다는 남자 1천6백m 계주와 여자4백m 계주에서 각각 4위를 기록한 것이 최상의 전적이였다.·
64년 도오꾜 올림픽에서도 일본은 금메달16개로 미국·소련에 이어 종합3위를차지. 경이적인 성공과 축복을 누렸으나 육상에서 종반에 이르러 극적으로 마라톤의 동메달을 획득, 노메달의 치욕을 모면한 것을 가장 다행스런 일로 여기고 있다.
한국육상의 파행은 이번 헬싱키 제1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적나라하게 재확인됐다.
아시아의 최고 스프린터로 각광받았던 장재근이 2백m에서 겨우 예선을 통과하는데 그친 것을 비롯 모명희 (여자1백 m , 2백 m ) 와 김부지(남자8백m)는 예선에서도 최하위권을 면치못했다. 이들 3명은 현재로서 국내에선 국제 무대에 출전시킬 수 있는 가장 두드러진 선수들이다.
마라톤의 경우 육상경기연맹은 출전조차 포기했지만 현역 선수 중 국내최고기록.(2시간16분33초)을 보유한 채홍낙이 최대의 선전을 했다 하더라도 엘싱키대회의 28위에 불과하다.
뉴델리 아시안게임의 금메달리스트인 멀리뛰기의 김종일도 자신의 한국기록7m98㎝로서는 엘싱키대회의 우승기록 8m55㎝의 「칼·루이스」엔 근접조자 할 수 없다. 기존선수를 제외하고 5년 후를 겨냥한 신인 중에서도 아직까지 특별한 유망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육상경기 연맹은 세계적대선수를 양성하기 위한 특별한 대책을 세우고 있는가.』 체육계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의문과 염려의 소리다.
체육회의 한 임원은 육상경기연맹이 의욕적인 처방을 강구하지 않은 채 허송세월하고 있음을 개탄하고 조속히 비상대책을 수립하기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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