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가짜 실업자로 골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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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현재 영국의 실업률은 l3%, 실업자 수는 3백10만명에 이른다.
인구 5천6백만명의 나라에서 정년퇴직한 노인과 미성년자를 뺀 성인들 가운데 실업자 수가 3백10만명에 달한다는 사실은 예삿일이 아니다.
그러나 영국리버풀 대학의「켄트·매듀즈」 교수 (경제학) 는 현재 영국실업자중 3분의1 이상이 「사이비 실업자」들이며 이들은 세금을 포탈하는 지하경제에 종사한다고 밝히고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공시적인 실업자수 3백10만명 가운데 l백30만명은 돈벌이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한쪽으론 실업자로 등록, 정부로부터 실업수당등 각종 은전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놀라운 것온 사이비 실업자들의 손에서 이루어지는 지하경제규모가 약 4백억파운드(52조4천억원) 에 달해 영국전체국민소득의 16%나 차지한다는 점이다.
그는 l973년도부터 83년까지 영국경제의 생산고는 연평균 0·8%씩 성장했고 반면 소비지출은 l·3%씩 증가했는데 그 급을 이른바 지하경제가 보충했다고 설명했다.
만약 그만한 지하경제가 없었다면 영국의 각 가계는 빚더미 위에 올라 있어야 하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지 않으냐고 그는 반문하고 있다.
지하경제의 규모는 지난 74년만 해도 국민소득 대비 약3%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l6%로 엄청나게 성장했다.
지하경제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유형은 실내장식가·목공·연관공·자동차수리공·노점상인등이다.
이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보수를 현금으로만 받는데 있다.
세금을 피해 아루어지는 지하경제규모가 국내총생산의 l6%나 된다는 조사결과에 대해 매스컴들은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대체로 타당성이 있다고 동감을 표시했다.
영국국세청은 지하경제규모를 국내총생산 대비 6∼8%정도로 추정해오다가 생각보다 크다는감을 잡고 최근수백명의 세무요원을 투입, 숨겨진 세원을찾는 작업을 벌이는 한편 소상인들을 상대로 정확한 장부정리를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런던=이제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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