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전동차에 치여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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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오후 5시40분쯤 경기도 부천시 송내역 전철 승강장에서 시각장애인 張모(58)씨가 출구를 찾아 헤매다 선로로 실족, 때마침 진입하던 전동차에 치여 그 자리에서 숨졌다.

사고 당시 송내역은 승강장 물청소를 하느라 계단을 통제한 상태였으며, 경찰은 이에 따라 張씨가 다른 길을 찾다가 시각장애인용 유도블록을 놓쳐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역 구내에 점자 유도블록이 설치돼 있으나 張씨가 평소 다니던 길이 청소로 통제돼 익숙하지 않은 다른 출구를 찾다 사고를 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송내역 측은 "張씨가 사고를 당하기 전 이미 물청소가 끝난 상태여서 막혀 있던 출구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목격자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현장조사를 벌인 뒤 역사 측의 과실이 있었는지를 가리기로 했다.

張씨는 월남전에 참전한 국가유공자로 4년 전 고엽제 후유증으로 시력을 잃어 지난해부터 서울에 있는 맹인학교에 다니며 재활훈련을 받아왔으며, 이날도 학교를 다녀오던 중이었다.

부천=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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