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기교수 "한나라 ·특정언론이 나를 마녀사냥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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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은 위대한 근대적 지도자"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장시기 교수가 한나라당과 특정 언론이 자신을 마녀사냥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장 교수는 19일 민교협(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에서 최근의 논란과 관련 소속 대학인 동국대 홍기삼 총장에게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취지의 편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장 교수는"물의를 일으킨 장본인은 내가 아니라 조선일보와 한나라당"이라며"(이들이) 강정구 교수에 이어 장시기 마녀사냥에 불을 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당신(한나라당.조선일보)들은 내가 김일성과 김정일을 언급한 것을 문제로 삼는다. 그러나 나는 김대중과 노무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왜 그것은 문제를 삼지 않는가? 당신들은 김일성과 김정일보다도 김대중과 노무현을 더 증오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미국의 입김 때문에 김정일 위원장이 노벨평화상을 공동수상하지 못했다"는 주장에 대한 비판도 반박했다.

장 교수는"(삼국지의) 제갈공명과 조조는 서로 피투성이의 싸움을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위대한 지도자라고 부르고 서로가 서로를 살려주지 않느냐"면서"제국주의 싸움의 과정에서 분단된 같은 민족 한반도의 북측 지도자는 노벨평화상을 받지 못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또 자신은'제2의 강정구'가 아니며, '보수.진보의 이분법을 싫어하는 탈근대주의자'라고 강조했다."강 교수의 사상에 동조해서가 아니라 강 교수를 살리기 위해 글을 썼다"는 것.

장 교수는"내가 이야기하는 탈근대성은 만해 한용운 선사의 사상이요, 백범 김구 선생의 정치철학"이라며"싸우는 것만을 일삼는 당신들은 그것을 알리가 만무하다. 모르면 배우라"고 비꼬았다. 이어"내 생활을 되찾고 싶다"며"이 사건에 대해 더이상 글을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 교수는 최근 주한 남아공대사관이 자신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내용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대사관측은 강 교수가 ^아프리카인들은 남한보다 북한을 더 친근하게 생각한다 ^아프리카 나라들의 독립에 가장 큰 걸림돌 역할을 한 나라는 미국이었다고 주장한데 대해"사실과 다른 잘못된 가정"이라며 이례적으로 반박 보도자료를 냈다.

한편 한나라당은 20일 전여옥 대변인의 논평에서 장 교수를 향해"노무현 정권도 언젠가는 버릴 3류 전위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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