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토마토+황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멀지않아 아주 기이한 세계가 열릴 모양이다.
「밀+토마토+황소」잡종이 나타나게 되었다.
그 모양이 밀일지, 토마토일지, 황소일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이 세가지 성질을 가진 생물이 나타나리란 사실은 분명해졌다.
이 「멋진 신세계」를 보여준 사람은 함부르크대학의 두 독일사람 「배리·맥도널드」 와 「윌리엄·윔페이」 .
이들은 최근 인류사상 처음으로 동물과 식물의 세포를 융합시켜 진귀한 잡종을 만들어냈다.
이들은 「열충격」방법으로 토마토(Lycopersion esculentum)세포와 황소(Bos Taurus)세포를 융합하는데 성공했다.
그 결과 이들이 만들어낸 잡종은 모양은 원래의 토마토지만 껍질은 쇠가죽처럼 질긴 새 품종이다.
들에서 자란 이 잡종은 보통토마토의 잎사귀를 가졌으며 그꽃은 꼭 쇠등에 (쇠파리)에 의해서만 수분되었다.
그러나 수태가 된 다음엔 꽃은 기묘한 원반모양의 덤불로 변했고, 열매는 엷은 외피 안쪽에 동물성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었다.
이 결과로 세가지 가능성이 보인다.
하나는 동물성 단백질을 가진 맛있고 영양 많은 열매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이다. 또 식물에서 튼튼하고 질좋은 동물의 껍질을 얻을 수도 있다.
반대의 경우도 생각할 수 있다. 이 잡종이 토마토가 아니고 소가 되었을 때는 쇠젖에서 우유 대신 토마토 주스나 케첩을 짜내게 되는 경우다.
실제로 두 과학자는 이 잡종을 다시 밀과 교배해「밀+토마토+황소」의 3중잡종을 만들 계획이다.
그 계획의 성공은 알 수 없지만 바야흐로 잡종으로 가득찬 새로운 세계가 도래하는 것만은 분명해지고 있다.
미국의「토머스·와그너」는 토끼의 헤모글로빈 유전인자를 쥐에 이식해서 토끼만한 쥐의 출현을 이론적으로 예고했다.
스위스의「카를·일멘지」와 미국의「피터·호프」는 쥐의 태아에서 채취한 세포를 특수한 방법으로 성장체로 키우는데 성공했다. 하나의 살아있는 개체에서 생식과정 없이 새로운 개체를 만들어 내는 복제기술이다.
작년엔 미국 솔크생물학연구소에서 슈퍼 새앙쥐를 만들어냈다. 보통 새앙쥐보다 무려 1·8배나 큰 것이다.
그러나 그것들은 모두 동물과 동물사이의 잡종이었다.
식물사이의 잡종도 있다. 콩과식물의 뿌리혹박테리아 유부인자와 벼나 보리의 뿌리세포 유전인자를 융합해 질소비료가 필요 없는 새보리의 출현이 예고됐다. 토마토와 감자의 혼합종은 이미 나왔다.
그런 추세라면 사람의 피부에 식물의 엽록소 유전인자를 이식하는 경우도 상상된다. 일광욕과 함께 몸안에서 광합성작용이 일어나 식사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러나 그런 신세계는 두려운세상이다. 벌써 미국대통령 직속 의학관계 특별위원회는「인간+동물」잡종의 출현 가능성을 경고하고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마의 괴물 켄타우로스가 출현할지도 모르는 시대가 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