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신호로 화물차 우선 통과시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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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우렁찬 뱃고동과 함께 부산항이 빠른 속도로 활기를 되찾고 있다. 화물연대 회원들은 15일 오전부터 업무에 복귀했으며, 부두마다 쉴새없이 화물 차량이 드나들고 있다.

컨테이너 운영회사 직원들도 적체 화물을 옮기느라 하루종일 쉴 틈이 없었다. 15일 오전 8시 화물연대 부산지부의 운송거부 철회 소식이 알려지면서 컨테이너 트럭들이 부산항 신선대 부두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신선대 인근 도로 3㎞는 오전 11시까지 극심한 정체를 보였다. 교통경찰은 시내 곳곳에서 수(手)신호로 트레일러를 우선 통과시켜 주기도 했다.

오전 11시쯤 신선대 부두에 나온 트레일러 차주 김인호(41.부산시 영도구 동삼동)씨는 "컨테이너가 이렇게 많이 적체된 줄은 몰랐다"면서 "차량 할부금을 빨리 갚을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신선대 부두에서 만난 크레인 기사 길득순(42.부산시 남구 대연동)씨는 "부두를 가득 메운 컨테이너를 보면 가슴이 답답했는데 오전에 컨테이너 30개를 옮기고 나니 가슴이 후련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운송회사인 국제통운 권태현 배차팀장은 "지입차주 2백10명 가운데 80% 정도가 오늘 복귀했다"며 "하루 1백50회에 이르던 배차횟수가 20회까지 떨어질 때는 암담하더니 오늘 80회의 스케줄을 짜니까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간 기분"이라며 활짝 웃었다.

신선대 컨테이너터미널 최연옥 과장은 "부산항에서 가장 큰 신선대 부두가 다시 활기를 띠게 돼 너무 다행"이라며 "이제 잠을 편하게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은 15일 오전 회의실에서 하역 및 운송회사 대표들과 관련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열고 지원방안 등을 논의했다.

부산해양청은 조기정상화 대책반을 24시간 가동하면서 운송회사와 컨테이너 차량을 최대한 돕기로 했다. 부산시도 부산항 기능 회복과 원활한 물류 수송을 위해 대형 차량의 터널.도로 통행료를 당분간 안 받기로 했다.

부산=김상진.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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